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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25. 2020

[DAY73] 간만의 여유 즐기기

지수 일상 in Croatia


오늘도 어김없이 학교 가는 트램 안, 도오 중앙에 미술관이 있는 로터리가 있는데 이곳을 지날 때마다 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칙칙한 직선만 있는 길거리에서 유일한 정제된 색으로 칠해진 원형 건물을 봐서 그런가 보다.



세미나 전 쉬는 시간, 평소와 달리 너무나도 배고팠다. 아침을 먹지 못하고 등교한 날은 이렇게나 티가 난다. 참을 수 없는 배고픔에 지원이와 나는 카페테리아에 가서 롤케이크 하나 때렸다. 근데 맛이 너무 없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맛없는 걸로 배를 채운다는 게 너무 분하다. 그래도 일단 먹을 게 없으니 눈을 질끈 감고 꾸역꾸역 먹어본다.



으로 곧장 와서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 카레를 뚝딱  먹었다. 파프리카에 버섯, 양파밖에 안 들어갔지만 고슬고슬한 밥에 계란 프라이까지 올려먹으니 최고였다. 이제 잘하는 음식으로 카레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에서 과제를 하다가 룸메이트랑 집 근처 카페로 향했다. 날씨가 너무 좋은데 집에만 있기에는 아쉬운 날이기도 하고 평소에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카페였기 때문이다. Quahwa. 굉장히 커피에 진심을 다하는 전문점? 인 것 같은 카페 분위기에 한번 놀라며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불구하고 이제야 왔는 나의 늦은 방문에 아쉬움의 놀람까지. 진작 와볼걸 아쉽다. 나오기 전 집에서 커피를 한잔해서 이날은 아이스 베리티를 주문했다. 이 주변 카페에서 아이스티를 주문하면 말 그대로 얼음 들어간 티인데 이곳의 아이스티는 딸기청(?)이 들어간 것처럼 달달하니 맛있었다.



분명 공부를 위해 간 카페인데 분위기도 좋고 룸메이트와도 수다를 떨다 보니 공부는 뒷전이 되어 버렸다. 금세 다가온 저녁 시간,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조차 아까운 나는 자연스럽게 불닭을 끓여 먹었다. 귀찮은 날, 불닭만한 메뉴는 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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