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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26. 2020

[DAY74] 어서 와, 스페인은 처음이지?

지수 일상 in Barcelona


크로아티아와 한국의 시차는 7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가족들과 통화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은 하루 일과 중 중요한 일정이 되었다. 어느덧 자그레브 생활이 익숙해갈 때 즈음 한국은 어버이날이 돌아오고 있었다. 꽤나 엄마와 아빠는 나에게 의지를 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어린애라고 생각하는지 외국에 나가 혼자 사는 나를 엄청나게 걱정하신다.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이번 어버이날에는 걱정이 아닌 기쁨을 줄 수 있는 자식 노릇을 하고 싶었고 어버이날 전날 급하게 꽃집에 연락해서 꽃배달을 예약했다. 다음날 주문한 꽃바구니와 쪽지가 무사히 집에 잘 도착했는지 일어나니 아침부터 엄마가 카톡을 보내줘서 괜히 뿌듯했다. 종종 이런 이벤트,,, 좋은 거 같다.



마음도 뿌듯함으로 든든하겠다, 밥 안 먹어도 될 것 같지만 밥 배는 또 따로 있는 법! 세미나 전 쉬는 시간을 1시간이나 줘서 처음으로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학생 점심 코스(?)를 먹어 보기로 했다. 가격은 30kn(5300원)으로 본식, 후식, 음료까지 선택해 먹을 수 있었다. 가성비가 넉넉하게 내린 덕분에 배는 부르고 지갑도 든든하게 지켜 마음에 쏙 들었다.



세미나가 연속으로 두 개를 하게 되어 몸과 정신이 모두 피폐해진 나는 수업이 마치자마자 집으로 곧장 달려갔다. 전날 미리 싸 둔 캐리어를 챙겨 나와 룸메이트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했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보안검색대까지 후루룩 통과해 보딩만을 기다렸다. 공항 면세 찬스로 동생 선물로 조 말론 향수를 샀는데 한국에 가서 나도 같이 쓸 예정이라 사실상 내 향수를 샀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약간의 쇼핑을 한 후 시간이 꽤 많이 남아 우리는 여유를 즐기고자 게이트 바로 옆 카페로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스페인까지 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 고달팠지만 힘들 때는 카푸치노로 마음을 달래 보자는 생각으로 “알 이즈 웰(All is well)”을 외쳤다.



멀고도 먼 스페인 바르셀로나 가는 길. 사실은 스페인이 아닌 포르투갈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주에 떠나는 비행기 표 값이 너무나도 비쌌다.(바르셀로나 가는 가격의 약 2배) 선택권이 없었던 우리는 이번 기회에 바르셀로나에 가보자며 어쩔 수 없이 여행지를 바꾸었다. 과연 좋은 선택일까? 가보면 알겠지 뭐.



직항이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에서 1회 transfer를 해야 했는데 너무나도 넓은 공항에서 짧은 시간밖에 안 주어져(연착되기도 함) 정신없이 공항을 뛰어다닌 덕분에 늦지 않고 transfer 할 수 있었다. 무사히 도착한 Barcelona. 하지만 시간은 벌써 저녁 9시 반,,,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왔는데 저녁이라 그런지, 불빛 때문이지 도시가 내가 생각한 스페인의 모습과 달라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시간도 늦었고 3박 4일 동안 필요한 짐을 담은 캐리어도 무거워 배가 고팠지만 숙소에 짐을 두기 위해 우선 숙소로 향했다. 큰 도로에서 내려 구글 지도를 보며 골목길로 걸어갔는데 꽤 낯선 풍경과 공기, 분위기에 쫄아서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코앞에 숙소를 두고도 헤맨 우리는 집주인과 겨우 만나 우리의 숙소가 위치한 건물을 소개받았다. 건물 엘리베이터가 꽤 인상적이다. 4층에 위치한 숙소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어야 했는데 한 번도 보지 못한 신기한 형태의 엘리베이터라 꽤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다. 엘리베이터는 클래식한 버전이라 그런지 올라가는 길은 덜컹덜컹거렸다. 그래도 이것 덕분에 다리 아프지는 않았다.



10시가 넘은 시간, 저녁을 건너뛰어 배는 고팠지만 낯선 곳이기도 하고 어두워 레스토랑을 찾아가는 것은 무리였다. 그런 우리에게 나타난 구세주,  어딜 가도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친구, 바로 맥도널드이다. 아직 자그레브에 위치한 맥도널드도 안 가봤는데 스페인 맥도널드,,, 너무 맛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이 기대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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