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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28. 2020

[DAY76] 가우디의 손길이 닿은 길

지수 일상 in Barcelona


오늘도 날씨가 좋은 바르셀로나, 올라! 여행할 때는 제일 중요한 게 아침을 챙겨 먹는 거라고 배웠다. 그래서 정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침은 꼭꼭 챙겨 먹는다. 오늘은 어젯밤 급하게 예약한 투어를 가기 위해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오전 내내 투어를 다녀야 하는 일정 때문에 오늘도 역시나 아침을 챙겨 먹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어제처럼 카페에 가서 여유를 부리며 아침을 먹고 싶었지만 시간이 꽤 촉박했기 때문에 만남의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바로 맥도널드! 제일 만만하면서도 맛있고 가격까지 착한 맥모닝을 주문해 먹었다. 처음 먹어봤는데 한국에서도 꽤 자주 먹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부지런하다면?) 너무 맛있다.



굉장히 소수로 진행된 투어는 첫 만남 장소로 한 유명 관광지 앞에서 시작되었다. 딱 5명의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진 투어는 제일 먼저 투어의 기본적인 코스 소개와 더불어 함께 투어를 하게 될 사람들 간의 간단한 인사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도착한 후 굉장히 아쉬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왜 하필 우리가 바르셀로나를 방문했을 때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끝나아야 할 공사가 지연되어 까사 바트요 특유의 아름다운 외벽을 감상할 수 없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오른쪽 사진) 이렇게나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바르셀로나에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너무나도 아쉽다.



바르셀로나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가우디의 건축을 위주로 반나절 동안 도시를 둘러보는 코스였기에 대부분 BMW(Bus, Metro, Walk)를 이용해 돌아다녔다. 까사 바트요에서 약 15분 정도 가이드님께서 오디오를 통해 설명해주시는 내용을 들으며 걸었다. 역시 노래든, 이야기든 무언갈 들으면서 걸으니 시간이 금세 가는 것 같다. 곧이어 만난 가우디의 또 다른 작품. 까사밀라. 역시 유명 건축물이라 그런지 우리 말고도 관광객 무리가 곳곳에 있었다. 한참 동안 건물의 특징, 사연, 가우디의 표현 방법 등에 대해 듣다 보니 가우디의 천재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 뒤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한 사진 촬영 시간을 가졌는데 가이드님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까사밀라를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가장 잘 나올만한 스팟으로 데려가 사진을 두어 장 찍었는데, 무심한 듯 찍어주셔서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랐다. 역시 가이드 짬은 어디 안 가는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 와서 구엘공원을 안 가면 왜 온 거냐고 조리돌림당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도 한번 가 봤다! 이번에는 꽤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꽤 높은 곳에 위치해 버스를 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했다(아찔) 또 아쉬운 사연 하나 더하자면 당일 수학여행을 온 스페인 학생들 팀이 많이 전날부터 당일, 그리고 내일 표도 모두 매진되었다는 것이다. 말도 안 돼. 구엘 공원은 말 그대로 공원이라 대부분의 공간을 무료로 둘러볼 수 있지만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핵심 스팟은 표가 필요하다. 즉 우리는 그 공간에는 가보지 못한다는 뜻.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가이드님과 함께 둘러보기도 하면서 설명을 듣고 야매로 인터넷을 찾아보니 '뭐 안 가도 괜찮아'라고 정신승리까지 하게 되었다. 그래도 구엘공원에 왔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어 가이드님이 추천하는 스팟에서 사진도 찍었다.



그늘 한 구석에서 신기한 악기를 연주하는 한 할아버지도 계셨는데 더운 날 꽤 심취하고 계셔서 나 또한 발걸음을 멈춰 한참을 들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도 보았지만 나의 바로 앞에 보이는 가우디의 작품으로 유명한 의자, 인체공학적 의자로 유명한 이 곳에 왜 우리는 들어가지 못했는가. 유로존은 우리보다 더 빨리 표를 구한 여행객들 반, 그리고 수학여행 온 스페인 아이들 반으로 채워져 있었다. 우리는 멀리에서나마 보자(눈물)



속상하긴 하지만 날씨가 좋으니 참자. 사진을 찍어준다는 친구의 말에 우뚝하니 서 보았지만 너무나도 강렬한 태양에 머리카락이 타는 줄 알았다(너무 뜨거워)



구엘공원 언덕에서 조그마한 모습으로 먼저 만났는데 이렇게나 큰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 주었다. 이곳은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가우디의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되어 지금도 지어지고 있는 성당이다. 너무나도 커서 그런지 멀리서 보아도 정교해 보이는 외부 장식 때문에 한동안 목을 뒤로 꺾으며 구경했다. 가우디가 오랜 시간 공들인 티가 흠뻑 나는 이곳, 구체적인 도면도 없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우디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봐도 신기한 성당 외부. 관광객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성당 앞에 서서 외관을 지켜보는 것도 꽤 힘들었지만 가이드님이 설명해주시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꽤나 흥미로워서 서 있는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뒤로 돌아가니 앞쪽의 가우디와는 다른 느낌이 외부 장식을 만날 수 있었다. 곡선이 주로 이루어진 가우디와 달리 직선 형태가 주로 있어서 차갑게도 느껴졌지만 더욱 명확하게 조각을 볼 수 있어서 이것 또한 나름 매력적이었다. 성경의 내용과 등장인물이 조각되었다는 점에서 종교와는 상관없이 한 사람의 애정과 열정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점이 매우 감명 깊게 다가왔다. 하지만 꽤 알찼던 투어에서도 아쉬웠던 점으로 가이드님의 태도가 조금 불편했다. 가이드님은 좋은 분이었던 것 같지만 작은 회사의 소속이라 그런지 투어 내내 계속해서 예약한 사이트에서 별점 5점과 후기를 강요하셔서 너무 지쳤다.(그래도 별점 5점과 후기를 정성껏 적어드렸지만 돈과 시간을 들여 투어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1시간에 거의 5번 이상 말씀하셔서 듣는 입장에서는 너무 힘들었다.)



투어를 마치고 시계를 보니 점심 먹을 시간이 조금 지난 때라 멀리 가지 않고 근처에서 끼니를 때울 곳을 알아봤다. 음식이 빠르게 나올만한 종류 그리고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발견한 이곳, Parking Pizza. 말 그대로 주차장을 개조했는지 꽤 어두운 입구를 지나 들어가니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꽤 힙해 보이는 이곳, 너무나도 잘 찾아왔는데? 일단 앉자마자 라들러와 비슷한 레몬 맥주를 주문했다. 역시 라들러는 항상 옳다. 목도 축였고 이윽고 주위를 둘러보니 여행객들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은 것 같아 꽤 잘 찾아온 것 같아 속으로 야호를 외쳤다. 나 정말 이런데 잘 찾나 봐(엉엉)



마르게리따 피자와 토마토 베이스인 피자라 치즈 베이스인 파스타를 주문했다. 피자는 이곳의 화덕에서 구워서 그런지 너무나도 쫄깃하고 맛있었다. 하지만 뒤이어 나온 파스타는 내 취향을 벗어났다. 꽤 꼬릿 한 치즈를 넣어 만든 파스타라 그런지 치즈 초보인 나에게는 너무나도 하이 레벨로 느껴졌다. 몇 입 먹다가 손 안가게 되어 아까웠다.



바르셀로나만의 힙함을 제대로 느끼고 맛있는 점심까지 먹은 이곳, 잘 먹고 갑니다!



소화를 시킬 겸 골목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결국 나와 친구는 쇼핑의 길로 들어섰다. 자그레브에서는 잘하지 못한 쇼핑 신이 이번에 들어섰나 보다. 내 사랑 COS에 들어가 옷 몇 가지를 입어봤는데 마음에 드는 옷이 너무 많아 힘들었다. 그중에는 매장 직원 언니가 너무 멋스럽게 입고 있어 나도 피팅을 해 봤는데,,,,유럽 언니와 다른 내 다리 길이를 또 생각하지 못했네? 또 하나는 굽 있는 구두랑 입으면 최고일 것 같은데 라는 생각으로 결정장애까지 와 버려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터덜터덜 빈 손으로 걸어 나왔다.

 


자그레브 와서도 원피스들이 눈에 밟혀 마음이 아플 것 같지만 충동적인 소비는 지갑에 출혈만을 가져올 뿐이라는 걸 자각하고 또 힘내서 길을 걸었다. 스페인 스페인스러운 골목을 지나 여행 중 빠질 수 없는 커피를 한 잔 마시러 한 카페에 들렀다. 한국의 이디야 같은 스페인의 '365' 카페,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유럽답지 않게 양이 너무 혜자스러워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쌓인 피로를 풀어줄 만큼 충분한 양이라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여행할 때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잘 못하는데 마침 와이파이도 빵빵하고 시간이 남아 카페에서 영상통화를 했다. 이런 경험은 또 나나 가족들이나 신선하다.



사연 많은 초밥 등장이오. 카페에 들른 후 잠시 숙소로 돌아와 재 정비 시간을 가졌다. 얼마 안 지나 야경을 보기 위해 벙커로 버스를 타고 갔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곧이어 비가 후둑후둑 내리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밥부터 먹으며 비가 그치길 기다려보자는 심정으로 근처 가게에 들어갔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퇴짜를 맞았다. 왜 예약한 사람만 받아주는 거야. 또 한참을 걸어서 포장하게 된 캘리포니아 롤. 근데 왜 밥이 아닌 아보카도가 있는 거지... 아보카도를 안 좋아하는 나에게는 도전과도 같았다. 하지만 배가 고프기에 맛은 포기하고 먹은 저녁, 다시는 만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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