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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낙낙 Dec 04. 2024

눈치. 센스. 없다고 하긴 뭐한데?

저 사람 이상하다?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뭐지? 


나를 보며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했다. 특히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랬다.


ADHD로 힘든 점 중 하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기준이 다르다는 부분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남들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고, 반대로 남들에게 중요한 것을 나는 아무렇지 않게 무시한다. 오해가 쌓일 수밖에 없다. 만약 싫어하는 사이라면 그냥 계속 서로 싫어하며 퉤 하고 무시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문제다. 나쁜 사람도 아니고, 싫어하기도 애매한데 오히려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그런데 묘하게 '이렇게 나온다고??' 싶은 포인트가 있는 것이다. 이해를 두 번해도 일이 나면 오해... 되는 것이지. (노래 가사임)


그러니까, 이게 참 애매하다.







눈치가 없다는 게 이렇게 무서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상대가 선의로 대하고 싶어도, 좋게 봐주어도 결국 나의 행동으로 나를 평가한다. 내가 좋은 의도가 있었어도 마치, 그게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눈치는 단순히 남의 기분을 맞춰주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이나 규칙을 읽고 맞추는 능력이기도 하다. 센스란 말이지.


ADHD인 나는 그 기준을 못 읽는데다가 타이밍도 엇박자일 때가 많다. 남이 주는 신호도 무시하고, 혹은 반대로 읽고. 나역시 신호를 다르게 보낸다. 신호등 색이 서로 다르게 해석된다면 교통사고가 얼마나 많이 나겠는가? 바로 내 인생이 그렇다. 그러다 보니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죽도록 신경 쓴 부분은 정작 남들이 신경도 쓰지 않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남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해버린다.


이런 일이 많다 보니, 사람들은 나를 무신경한 사람, 성의 없는 사람, 혹은 그냥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할 때가 많았다.


억울했다.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도 그런 평가를 들으니 참 답답했다. 왜 그런지도 몰랐기 때문에 막막했다. 이런 오해는 인생 내내 자주 겪어왔다. 겨우 이제서야, 그게 단순한 오해라기보다는 결국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것을 깨닫는 게 정말 중요하다. 내가 어떤 기준에서 실수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생긴다. 그 차이를 인지하고 나서야 오해를 줄이고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금씩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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