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보면 상처가 덧나기도 하지만.
2020년부터 꾸준히 모닝페이지를 써왔다. 노트도 20권이 넘어갔고 요즘에는 아이패드 굿노트로 쓰고 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반신반의했는데, 이제는 아침 루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모닝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나 무의식 상태에서 옆의 노트와 펜을 집어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꿈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고, 컨디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할 수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시작 시간이나 날씨를 적기도 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아무말'을 쓰는 것이 본질이라는 점이었다. 하얀 종이에 글을 채운다는 기분으로 그때그때의 느낌, 컨디션, 못마땅한 점을 풀어냈다. 멋진 글이나 에세이를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냥 쓰면 연습이 되고 조금씩 늘어난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
일어나자마자 쓰는 것이 '아무말'을 쓰는 데 효과적이었다. 처음부터 3장씩 쓰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되는대로 가는대로. 3장 쓰면 좋지만 어느날은 3줄만 쓰기도 했다. 다만 매일 하는 루틴으로 넣었다. 아침에 시간이 없을 때는 출근길에 쓰기도 했다. 출근하고 나서 빈 회의실에서 쓸 때도 있다. 자기 전에 노트와 펜을 들고 1쪽이라도 조금씩 써보는 것으로도 분명한 변화를 느꼈다. 모닝페이지를 쓰고 나면 머리가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다. 정신적인 정리 효과가 있었고, 업무 관련 내용이나 고통스러운 감정을 쓰다 보면 반복되는 문제점과 자신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알아채게 되어 해야 할 일이 정리되었다.
이는 자신과 만나는 일이었다.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와 흥미를 느꼈다. 마음속의 상처를 건드리기도 했지만, 쓰다 보면 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실타래처럼 조금씩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4년 넘게 지속하면서 확실히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늘었고, 감정을 다루는 것도 한결 수월해졌다. 매일 아침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모닝페이지를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거창한 각오 없이 노트 한 권과 펜 하나면 충분했다. 몇 줄이라도 써보면 분명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일어나자 마자 나가서 무인카페에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