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일본)내 맘대로변형한 츠루동탄우동
오사카에 여행을 갔던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츠루동탄. 세숫대야 우동이라고 불리며 명란 크림 우동이 유명한 곳이다. 꽤 오래전에 방문했던 곳인데 크기도 그렇고 가쓰오부시 향이 듬뿍인 우동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가쓰오부시라는 식재료를 언제 처음 봤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지만, 음식 위에 일렁이듯 춤을 추는 가쓰오부시 대패밥이 생선을 훈제해 말렸다는 사실은 꽤 나중에 알았던 것 같다.
가다랑어를 찐 다음 훈제하여 발효시킨 식재료로 어릴 적에는 대패로 갈아 나온 가쓰오부시의 대패밥만을 보고서는 이게 생선으로 만든 것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식감에 따라 약간의 호불호가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맛있는 우동의 기본은 가쓰오부시의 진한 향에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말린 가쓰오부시는 굉장히 단단하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건조하면서 가장 단단한 식재료로 경도(성질) (모스 굳기계 기준) 7~-8로 돌 중에서 단단한 축에 속하는 화강암 6~7보다 단단해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일본에서 가쓰오부시가 들어간 인상적인 우동을 제일 처음 먹었던 것은 일본 공항에서였다. 아주 오래전 풋풋한 대학생 시절, 배낭여행으로 유럽여행을 갈 때였다. 당시, Ana 항공을 타고 유럽을 가는 계획이었던 바, 오사카 공항으로 가서 다시 유럽행 직항을 타야 했다. 첫 배낭여행이자 해외여행으로 마음은 이미 둥둥 떠버린 상태.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울 때, 그래도 일본에서 유명한 것을 먹어봐야지 하며 고르고 골랐던 것이 바로 우동이었다.
어떤 프랜차이즈 혹은 브랜드였는지, 고르고 고른 우동의 종류가 그냥 보통이었는지, 튀김 우동을 먹었는지 기억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맛은 확실히 달랐다. 당시에도 매우 심플하다고 느꼈지만, 맛만큼은 한국에서 먹던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다르다고 느꼈던 맛의 원천은 아마도 가쓰오부시가 아녔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첫 해외여행이라는 들뜸과 생경한 장소에서의 모든 것이 그 맛을 만들어 낸 것일지도...)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보면 어디선가 맛있게 먹어 본 음식들을 따라 해보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다.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재현해 본다는 행위는 그 맛을 추억하기도 하고, 요리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괜찮은 레시피도 하나 건질 수 있는 그런 일석삼조쯤 되는 일이다. 물론, 요리의 결과물의 핵심이자 정수라 할 수 있는 그 맛이 괜찮을 때 이야기다.
츠르동탄과 일본식 우동을 먹다 보니 집에서 가쓰오부시랑 몇 가지 재료로 유사하게 맛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번에 걸쳐 발전시켜 완성한 나만의 가쓰오부시 명란 우동을 소개해 본다.
가쓰오부시 명란 우동
4. 충분히 육수가 우러나오면 간장으로 간을 살짝 한다.
5. 명란을 껍질에서 벗겨 낸다. (tip. 칼등으로 살살 분리하면 쉬워요.)
6. 육수에 채소를 넣는다. 바로 명란과 새우 등을 넣어 끓인다.
7. 한 번 끓고 나면, 가쓰오 부시를 넣어준다. (tip. 이때, 한꺼번에 넣으면 가쓰오 부시가 뭉쳐요. 조금씩 분리해서 넣어주세요. 이번에 요리에서 좀 뭉쳤어요~TT)
8. 치킨스톡 적당량을 넣는다. (소금, 간장 등으로 마지막 간을 맞춰요.)
9. 마지막으로 전분을 물을 만들어, 전분을 적당하게 조금씩 풀어주면서 걸쭉한 국물의 느낌으로 만들어 준다. (tip. 한꺼번에 넣으면 뭉쳐요.)
10. 그릇에 담아, 구운파나 삶은 계란 등을 취향에 따라 고명으로 넣어 완성한다.
* 참조: 나무위키, 가쓰오부시 https://namu.wiki/w/가쓰오부시
* 표준국어사전에서는 우동을 가락국수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국적 요리 레시피 소개로 일본어 우동을 그대로 사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