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여행지 좀 추천해주세요! (2)

일상 같은 여행 크로아티아 & 가고 싶은 남미

by 회자정리

첫 해외 배낭여행 후로 밥벌이에 치여 여행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 먹듯이 하던 때라 주중 전부를 휴가 내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혼하기 전, 부모님 모시고 갔던 효도여행과 또래 회사 동기들과 짧게 다녀온 여행이 해외로 다녀온 여행의 전부였다.


#2. 크로아티아 일주


결혼 한 이후에는 생활과 일의 균형감이 중요해졌다. 프로젝트에 따라 새벽까지 야근하던 때도 있었지만, 적어도 일 년에 한두 번 정도는 5일 휴가를 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회사를 이직해서 가능하기도 했지만, 점점 일과 개인적인 쉼에 대한 안배가 중요해졌다. 워라벨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커졌고, 아내와 내가 딩크족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휴식이 있는 라이프를 위해 여행을 많이 갈 수 밖에...


아이가 없으니 여행지에 대한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휴가만 잘 맞추면 나머지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바쁜시기에는 일에 열중하고 그에 대한 보상이 여행이었다. 동시에 반복되는 일상이 쌓여 갈 때, 가장 좋은 일탈은 타국에서 낯섦 마주하기였다. 여행은 자연스럽게 삶의 또 다른 목표가 되어버렸다.


결혼 연차가 쌓이면서 꽤나 많은 나라와 도시를 여행했다. 여행지 선택의 특별한 기준은 없었지만 프로젝트가 바빠 여행을 준비할 시간이 없으면 패키지를 선택하기도 했다. 반대로, 시간적 여유가 많으면 자유여행을 꼼꼼히 준비해 조금 멀리 떠다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여행한 나라 중, 크로아티아가 특별했던 곳 중 하나인데, 기간도 길었고 조금이나 현지에 스며들었던 여행이기 때문이다.


휴가 기간은 총 13박 14일. 연휴와 연차 휴가를 어렵사리 붙여 긴 시간을 만들었다. 자그레브로 인(in)해서 도시들을 지나 두브로브니크까지 이동하는 크로아티아 일주와도 같은 여행이었다. 크로아티아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직항을 타기 위한 일정을 고려해 독일 뮌헨에서 아웃(out) 해야 했고, 전체적으로 모든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20170428_100537.jpg 당시 렌트했던 차량 - 아우디 A3를 요청했으나 동급의 르노 차를 배정 받음


특히, 이동에 대한 준비가 많이 필요했었다. 자그레브에서 스플리트까지 차를 렌트해서 이동해야 하니 운전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국제 운전면허증 발급도 해야 했고, 차에 있는 내비게이션 말고 보조 내비게이션 앱도 알아보고, 숙박하는 곳마다 주차는 가능한지 주요 관광지에서는 어디서 주차를 해야 하는지 소소하게 챙겨야 할 것이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운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낯선 해외에서 운전이라니.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지만 익숙지 않은 차로, 낯선 언어의 이정표를 의지해 달리는 도로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어쨌든,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지만, 꽤나 가슴 졸이는 일들이었다.




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에서 Air B&B처럼 현지인 집을 빌려 숙박하였다. 며칠 동안이지만, 나의 집이 되어 버린 공간에서 모든 일은 소소하지만 특별했다. 평소의 하찮고 보잘것없는 작은 일들이 주는 편안함이랄까? 세탁기를 이용해 빨래를 하고 지중해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빨래를 널어 말렸다. 파란 하늘의 청명함은 뽀송하게 말려진 옷에 산뜻함을 더해주었다.


또, 요리에 관심이 있다 보니, 시장에서 처음 보는 야채와 생선을 구경하는 아주 작은 일 조차도 특별한 일상이 되었다. 직접 시장과 마트에서 산 두어 가지 식재료로 요리도 해보고, 동시에 식대까지 아끼니 이런 일석이조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맛있게 먹기 위해 한국에서 간장, 고춧가루, 소금 등 양념 등을 작은 통에 싸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은 덕분에, 꽤 괜찮은 맛을 선사했고, 더하여 함께 싸간 김치 통조림과 캔으로 김치찌개까지 끓여 먹을 수 있었다. 김치찌개는 한국에서보다는 맛은 조금 덜해도 여행 중간의 한식에 대한 허기짐을 채우기에는 충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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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1층이 우리가 빌린 집 / 우 - 집 앞 마당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구 시가지 view


여행의 준비와 만족은 항상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연관 관계만큼은 너무나 명확하다. 그런 여행의 계획부터 실행까지, 처음과 끝을 인생의 반려자인 아내와 함께 했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특별했다.


크로아티아에서의 여행은 가는 곳마다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를 포함하여 그 외 소소한 것마다 즐겁지 아니한 것이 없었다. 어쩌면 여행 만족의 가장 최우선 조건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 인지도 모르겠다.


어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행의 기억을 함께 간직할 수 있는지, 훗날 그 추억을 일상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더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근래 여행 중에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모든 일상이 여행이자 여행이 일상 같았던 그런 '크로아티아 일주'



#3. 남미 일주


한 동안 끊었던 SNS지만, 다시 시작한 인스타그램 내(內) 자기소개 글은 다음과 같다.


'회자정리'가 제일 좋아하는 말...
평범한 월급쟁이, 조금 좋아하는 것은 가볍게 술 한잔 하기, 요리하기, 책 모으고 읽기, 맛집 다녀보기, 그 외 일상 속 잡다하게 이것저것...

그리고 구글 지도에 가본 곳 별 표시를 전 세계 골고루 찍기가 소원...


여행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곳을 가고 싶고, 가본 곳이 늘어갈수록 지도 위에 가본 곳 보다 안 가본 곳에 눈길이 가게 마련. 그러다 보니 가지 않은 나라이자, 지도에 별 표시를 하지 못한 곳이 가고 싶다. 그곳은 한 곳도 아니고 '남미 일주', '아프리카 일주' 그리고 '아이슬란드' 총 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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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마추픽추 / 아르헨티나-빙하 / 볼리비아-우유니 [사진출처: pixabay.com]


물론 다 가보고 싶은 나라이자 대륙으로 꼭 가리라 다짐하고 있다. 매번 세 개 중에 가고 싶은 곳의 순위가 오르락내리락 변덕을 부리기는 하지만, 최근 가장 큰 열망의 행선지는 남미 일주다.


약간의 선입견도 있고, 두려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사실, 아프리카도 선입견이 꽤 있었던 곳이지만 의도적으로 궁금해서 더 찾아봤던 책, TV 속 여행기 등을 통해 많은 부분이 희석되었다. 오히려, 최근 남미의 일부 흉흉한 뉴스들이 내가 갖고 있는 남미 대륙에 대한 심리적 불안을 가중시켰는지도 모른다.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미지에 대한 불안 또는 두려움은 역설적으로 첫 유럽여행 때, 모든 것이 경이롭고 청신했던 최초의 경험을 줄지도 모른다. 상상하기 힘든 대자연의 모습과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만나기 어려운 독특한 문화, 음식 등 그 모든 것이 새로울 것만 같은 남미! 그곳에 다시 한번 낯선 여행자이고 싶다.


언제가 다녀온 그날, H군을 비롯하여 모두에게 그때 그 이야기도 함께 들려줄 기회가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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