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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엘굿 Jan 30. 2024

쉬운 길

진로를 선택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지나고 보니 선택했던 모든 길이 어려운 길이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사회생활에서도 그리고 결혼생활에서도.


법륜스님의 강연을 가끔 유튜브를 통해 봤다. 그냥 그분은 참 쉽게 모든 상황을 설명하신다.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어리석다"이다. 내가 특별히 불교라는 종교를 가진 건 아니지만 법륜스님이 유튜브에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말씀하시는 게 더 공감이 가서 보게 되었다.


그래도 공감은 되나 "어리석다"라는 의미는 쉽게 파악되지 않았다.

어리석다는 의미가 무얼까? 그건 내가 지금 하려는 쉬운 길과 비슷한 말인 것 같다.


과거에 나는 어떤 여자의 남자친구였다. 착하고, 능력 있고, 배려심 많고, 예쁜 여자였다. 그런데 정말 딱 하나 나는 그 점이 마음에 안 들어 헤어졌다. 그건 너무 둥근 것 같아 보였다. 무언가 특별하고 특출 난 무언가.

나는 그걸 끌리는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에 만난 여자들은 좀 특이했다. 성격도, 과거도, 집안도, 살아온 환경도, 외모 까지도...  사실 연애 많이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특이하다는 것! 이건 극복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나는 왜 그렇게 아기자기하고 평범하면서도 편안한 쉬운 길을 놓친 걸까?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는 이직을 꿈꾸었다. 적성에 안 맞았고, 나는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이직했고 다른 일을 많이 했다. 마케팅일을 하다 웹기획자가 되었고, 웹기획을 하다 영업을 했다. 물론 회사생활에서 정말 악당 같은 상사를 만났고 사내 정치의 희생양도 되었기에 그런 결정을 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직을 하고 회사를 옮기는 것이 쉬운 길이었을까? 이직을 하면 사람도 회사도 업무도 모두 새롭다. 또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을 해야 한다. 이직을 안 하면 똑같이 괴로운 일의 연속일지 모르지만 생활에 익숙하긴 하다. 단지 괴로움은 다른 방법으로 극복하는 것이 옳았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이라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어쩌면 더 힘든데 나는 몰랐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나는 참 많이 싸웠다. 성격이 다른 건 어쩔 수 없었다.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결혼생활이라는 건 끝없는 인내심과의 싸움이었다. 내가 살아온 환경에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쉽게 노출되고 끝없이 나는 테스트했다. 성격차이와 생각의 차이.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많은 것들이 내 마음을 늘 짓눌렀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성격차이와 생각의 차이 때문에 싸우고 비난하고 힘들어 한 나 자신이 못났다. 결혼생활의 쉬운 길은 그냥 "미안해"라고 얼른 말하고 "알았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게 쉬운 길이다. 싸우고, 비난하고, 힘들어하는 것보다 그냥 "미안해" "알았어"라고 얼른 말하면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해서 결혼했듯 똑같이 하게 된다.


인생의 쉬운 길이 무엇일까? 늘 고민되고 갈등되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그런데 쉬운 길은 어쩌면 이미 나는 알고 있다. 이 길이 쉬운 길임을...


그냥 자기 위안에서 나온 합리화로서 어려운 길이 쉬운 길로 스스로를 착각하게 만든다.


삶을 쉽게 살자! 이건 생각을 바로 하고 쉬운 길이 무엇일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법일 것이다. 스스로를 솔직하게 바라본다면 쉬운 길을 반듯이 선택할 것이다. 법륜스님이 말한 "어리석음" 어쩌면 이건 쉬운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일수도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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