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p 눈동자 접근 단서
과거 2009년 경에 NLP수업을 진행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간단한 이미지 조절 기법에 더해 눈동자의 움직임을 바꾸는 것만으로 수년간 실패해 오던 고질적인 문제에서 벗어난 케이스입니다.
참가자 중 한 분께서 진지한 얼굴로 아래와 같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해주시며 해결책이 있는가 질문을 주셨습니다.
1. 항상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면서 계획을 세우려고 할 때마다(자격시험에 합격 후 취업하여 경제적 안정을 얻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생각은 들지만 구체화하기가 어렵다.
2. 모호한 느낌을 이겨내고 계속해서 미래를 그리려고 시도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3. 떠오른 과거의 사건은 지금 시도하려는 것과 비슷한 일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거나 상처받았던 사건이다.
4. 그러면 그때의 부정적 기분이 느껴지면서 에너지 레벨이 꺾이고 "이번에도 아마 안 될 거야."와 같은 독백이 내면에서 일어난다.
5. 결국 걍 포기함ㄱㄱ
그래서 저는 지금 앉은자리에서 다시금 염두에 두고 있는 가까운 미래의 목표를 떠올려보시도록 요청드렸습니다. 그분은 이내 눈빛이 내면으로 향하면서 가벼운 트랜스 상태로 들어가셨고, 저는 그분이 풍기는 기색과 분위기가 변화해가는 모습과 바디랭귀지 및 미세 단서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뒤 저의 흥미를 잡아 끈 것은 그분의 눈동자 움직임이었습니다.
처음에 가운데를 향하고 있던 그분의 눈동자는 잠시 뒤 정확히 왼쪽 위를 향한 채 고정되었습니다. 시간이 잠시 지나자 시선은 아래로 떨궈졌고, 그런 뒤에는 아래로 향한 채로 왼쪽과 오른쪽을 왕래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분의 내면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분의 눈동자 움직임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을까요?
아래 그림을 살펴보시면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NLP의 '눈동자 접근 단서'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좌/우와 상/중/하로 나눠서 보시면 아주 쉬운데요.
우리의 뇌가 과거의 기억을 로딩해 올 때는 눈동자가 왼쪽을 향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거나 무언가를 예측할 때는 오른쪽을 향하게 됩니다. 시각적 이미지를 떠올릴 때는 눈동자가 위쪽을, 청각적 경험을 처리하고 있을 때는 가운데를, 감정과 느낌, 그리고 내적 독백을 경험하고 있을 때는 아래쪽을 향하게 됩니다.
좌/우와 상/중/하를 함께 적용하게 되면 총 6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타나는데요, 위의 표는 그것을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고민을 말씀해주신 분의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분께서는 자격증 취득 후 경제적 안정이라는 미래를 그리려고 할 때 눈동자는 오른쪽 위가 아니라 그와 정반대인 왼쪽 위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시선이 왼쪽으로 향해있는 것은 과거의 기억들이 로딩되기에 좋은 조건이고, 공교롭게도 이분이 자격증 시험에 관련해 가지고 있는 과거의 기억들은 모두 부정적인 실패의 기억들이었습니다.
자연 그에 뒤따라 부정적인 정서와 느낌들이 경험되기 시작하고, 눈동자는 자연스럽게 아래로 떨어지게 됩니다. 아래로 떨어진 눈동자는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오가면서 비참한 느낌과, 자책하고 자신을 깎아내리는 내적인 독백을 반복하게 되었지요. 의욕이 꺾이고 비관적 미래가 그려지며, 자신을 공격하고 짓밟는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흔쾌히 긍정적으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우선 그분이 떠올리고 있는 과거의 부정적인 장면과 그에 수반되는 정서들을 한 장의 이미지에 담은 뒤에, 하위 양식(Sub-modality) 조절 기법을 이용하여 그 영향력을 줄였습니다. 여기에 약 15~20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요. 마치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진을 편집하고 다듬듯이 기억의 이미지를 편집하는 테크닉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짧은 시간의 작업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장면과 정서가 가진 영향력은 현저하게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런 뒤에는 다시금 자격증 시험과 관련된 미래를 그려보시도록 요청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의식적으로 오른쪽 위를 바라보면서 상상을 해보시도록 했습니다. 이전까지 시도할 때 항상 일어나던 버퍼링이 걸리는 것 같은 답답한 느낌이 사라지고, 선명한 이미지를 그리실 수가 있었습니다. 가볍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시기에, 이번에는 목표와 그 실행계획에 대한 감정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 시선을 아래로 내려보시기를 요청드렸습니다.
잠시 동안 그 느낌을 음미하시던 그분은, 내면에서 다음과 같은 독백이 떠오른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일은 분명 쉽지 않을 거야. 난 그걸 알아. 하지만 난 시도할 준비가 되어있고, 어떤 결과가 오든 받아들일 거야. 해낸다면 난 정말 기쁠 거고, 실패한다 해도 나의 노력이 자랑스러울 거야."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몇 개월 뒤 그분은 그토록 원하던 시험에 합격하셨고, 자축하는 시간을 가지며 저에게도 그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체험을 통해 습득한 테크닉은 잊혀지지 않고 내 것이 됩니다. 한 차례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는 이후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나가시는 데 대한 자신감까지도 함께 얻으실 수 있었습니다.
NLP 프로그래밍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상당히 재미있고 보람 있는 작업입니다. 물론 지금 소개해드린 케이스는 한 가지 예제일 뿐이고, 다양한 기법들이 상황과 맥락에 따라 운용되면서 훨씬 다양한 응용-변화가 가능함은 물론입니다.
여기서 소개해드린 눈동자 접근 단서 외에 시선을 활용하여 상대를 트랜스에 유도하는 법, 시선의 방향을 활용하여 앵커링을 하는 테크닉, 시야의 축소와 확장을 이용하여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테크닉, EMDR의 방식을 빌려와 안구의 운동을 일으켜 무의식을 변화시키는 치료적 기법 등 NLP에는 그 밖에도 눈의 움직임을 활용한 다양한 기법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 에릭소니언 기본 과정을 무료로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