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p가 바라보는 세계
생물학적 모델링(Biological Modeling)
인간은 기본적으로 세계 자체를 있는 그대로 지각할 수 없다. 오직 오감 신경계를 통해서 인간 버전으로 시뮬레이션된 형태로만 지각이 가능하다. 실제로는 진동하는 주파수 패턴으로 존재하는 세계를 색깔과 질감과 형태와 크기, 소리 등의 버전으로 바꾸어 경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생물학적 모델링이라 칭한다.
실제로는 파악 불가능한 세계를 신경계 레벨의 모델링 작업을 통해 오감이라는 일정한 값으로 처리하여 안정적으로 세계를 파악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는 진화해 온 것이다.
개나 고양이 박쥐, 돌고래 등 다른 종의 생물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신경계의 정보처리 방식으로 자신들의 세계를 모델링하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와 그들이 경험하는 세계는 상당히 다른 버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누구의 세계가 진정한 세계에 가까운가?
우리는 통상 인간이 모델링하여 경험하는 세계가 실제 세계에 근접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어떤 생물 종이 경험하는 세계이건 그것은 모두 신경계의 시뮬레이션/모델링을 거쳐 가공된 데이터로서의 세계이며, 모사품이라는 점에서 동등한 위치에 있다.
심리학적 모델링(Psychological Modeling)
우리는 살아가며 무수히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나름대로 그러한 경험들을 분류하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세울 수 있게 된다. 가령 어린아이는 다양한 경험을 반복하면서 <뜨거운 주전자를 만지는 것은 아프고 위험한 일이다>, <엄마가 안아주는 것은 기분 좋고 행복하다>, <거짓말을 하면 엄마가 안아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거짓말은 나쁘다> 등과 같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에 대한 지도를 그려나가게 된다. 천지분간을 못하던 아이는 이러한 심리학적 모델링 과정을 거쳐 세계에 대한 자신만의 감각을 획득해 나아가게 된다.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생물학적 조건을 갖춘 채로 어떤 환경에 노출되어 자라났느냐에 따라 각 개인은 모두 상이한 자신만의 자아 모델(나는 누구이며) & 세계 모델(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 곳인지)을 소유하게 된다. 어떤 모델을 소유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똑같은 이벤트를 겪는다 해도 모두가 제각각 다른 세계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가령 똑같은 복지 정책을 놓고 어떤 세계 모델을 가진 사람은 포퓰리즘이라 말하고, 어떤 세계 모델을 가진 사람은 올바르고 윤리적인 정책이라 말한다. 한 명의 정치 지도자를 놓고 어떤 이는 훌륭하고 진정성 있는 지도자라 느끼고, 어떤 이는 천하의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자라 느낀다. 이는 각각의 사람이 어떠한 심리학적 모델로 세계를 경험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모델링의 과학(Science of Modeling), NLP
어떤 사람은 고난과 역경이 닥치면 쉽게 포기하고 도망쳐버린다. 반면 어떤 사람은 그 속에서 나름의 기회와 배울 점을 찾아 자신을 성장시키고 주변을 변화시키는 자원으로 삼는다. 이는 어떤 차이 때문일까? NLP의 창시자인 리처드 밴들러와 존 그라인더는 그 사람이 어떤 세계 모델(해석과 경험의 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 보았다.
NLP를 탄생시킨 의문은 이러한 것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저렇게 하지 못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어째서 탁월하고 천재적인 심리치료 능력과 변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 어째서 어떤 사람들은 무수한 역경과 고통 앞에 낙담만 하는 대신에, 그것을 자원으로 바꿔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었을까?
즉, 밀턴 에릭슨 같은 부류의 사람들의 자아 모델과 세계 모델은 어떤 것일까?라는 물음이었다.
어차피 모든 모델이란 실재하는 미지의 현실에 대한 모사품이자 시뮬레이션 값일 뿐이지만, 주어진 상황과 맥락을 보다 적절히 해석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효율의 모델은 존재한다. 한 사람의 사고방식과 능력, 행동 범위를 좌우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떠한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가에 달려있는 것이다. (어째서 어떤 이는 매사에 우울해하는가? 어째서 어떤 이는 모든 것을 쉽게 포기하는가? 이는 그가 채택하고 있는 모델의 문제이다.)
NLP는 밀턴 에릭슨, 프리츠 펄스, 버지니어 새티어, 그레고리 베이트슨 등 1970년대 당대의 천재적인 심리 변화 전문가들의 내면과 사고패턴 & 행동 패턴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만들어졌다. 즉 NLP는 거장들의 세계 모델과 자아 모델을 분석하고 정리하여, 그것을 배우는 사람 누구나 자신의 세계 모델과 자아 모델을 패치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돕는 어플리케이션인 셈이다.
또한 거장들의 세계 모델을 가져다 장착하여 사용하는 것 외에도, 모델링이 일어나는 방식 자체에 대한 모델을 제공하므로, 새로운 대상을 선정하여 모델링하거나 기존의 모델을 수정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이것이 NLP를 모델에 대한 모델, 혹은 모델링의 과학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정리
1. 한 사람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은 심리적&생리적 시뮬레이션에 의해 실시간으로 전개된다. 본 과정에서는 이를 월드 모델링 World Modeling 또는 월딩 Worlding이라 부른다.
2. 어떤 스타일의 월드 모델링을 따르느냐에 의해 한 개인의 세계 감각은 달라지고, 그 세계 감각이 그의 사고방식과 감정 경험, 행동 방식 등을 모두 좌우한다.
3. NLP의 목적은, 자신과 타인의 월딩 프로세스가 전개되는 방식을 파악하여 협소하고 제한적인 모델을 유연하고 적응적인 모델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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