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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불황에 더 잘팔려요 ― 작은 사치 립스틱과 디저트

립스틱에 이니셜을 각인한다고?

by 제이제이



69763_93882_3446.jpg ⓒ디올뷰티




작은 사치의 힘


경제가 어려울수록 잘 팔리는 품목이 있습니다. 바로 립스틱, 향수, 그리고 디저트예요. ‘큰돈은 아끼지만 작은 기쁨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이죠. 혹시 힘든 날, 조각 케이크나 립밤 하나로 마음을 달랜 적 있나요?




립스틱 인덱스 때문이래요


 2001년 LVMH 회장이 언급한 ‘립스틱 인덱스’는 유명한 경제 지표예요. 불황일수록 립스틱 매출이 오히려 늘어난다는 현상에서 나온 말이죠. 값비싼 가방은 부담되지만, 4만 원대 맥(MAC) 립스틱 하나는 ‘작은 사치’로 소비됩니다.
 실제로 에스티로더, 샤넬 같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은 경기 침체기에도 립 제품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했어요. 국내에서도 올리브영이 틴트와 립밤 카테고리에서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불황에도 잘 팔리는 상품군’임을 입증했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5만 원 이하 <스몰 럭셔리> 카테고리가 따로 존재할 정도예요. 카카오톡 선물하기 한정으로 디올 스테디셀러 핑크케이스 립밤에 각인을 "무료"로 할 수 있고요.



525931_280911_4411.jpg ⓒ신세계백화점




달콤함이 주는 위로


 비슷한 맥락에서 디저트 소비도 불황에 강합니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즐길 수 있는 마카롱, 조각 케이크, 초콜릿이 대표적이죠. 롯데제과가 내놓은 ‘가나 생초콜릿’이나 파리바게뜨의 계절 한정 케이크는 매년 불황기에도 꾸준한 히트 상품이에요.
 스타벅스도 매 시즌마다 새로운 디저트를 출시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립니다. “오늘은 나를 위한 보상”이라는 말이 그대로 디저트 구매로 이어지는 순간이죠.



c654faa60fa1ebd0db10944c7d542b4f.jpg ⓒ바이레도




향기는 보이지 않는 사치


 립스틱과 디저트가 눈에 보이는 사치라면, 향수는 보이지 않는 사치예요. 작은 용량이라도 내 기분을 바꿔주고, ‘내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죠.
 바이레도(Byredo), 딥티크(Diptyque) 같은 니치 향수 브랜드가 불황에도 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 올리브영에서도 미니 향수와 디퓨저 판매량이 늘어난 건 ‘나만 아는 만족’을 찾으려는 소비 심리 덕분이에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소비


 결국 작은 사치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심리와 연결돼요. 립스틱은 ‘자존감 회복’, 디저트는 ‘즉각적인 보상’, 향수는 ‘나만의 공간 확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브랜드들은 이를 적극 활용합니다. 화장품은 미니 사이즈와 리미티드 패키지를, 디저트는 시즌 한정 맛을, 향수는 협업 에디션을 통해 소비자를 자극하고 있어요. 실제로 샤넬은 미니 사이즈 립스틱 컬렉션을 출시해 “작은 사치” 이미지를 강화했고, 스타벅스는 벚꽃 시즌 음료로 매년 MZ세대 소비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라부부 인형, 디올 립밤, 어떤 소비든 작은 사치는 큰 행복입니다.

 요즘 마음이 지칠 때 찾게 되는 ‘작은 사치’가 모두에게 있어요. 립스틱, 향수, 디저트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겠죠. 저는 퇴근 후 치맥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낮에 힘이 나요. 중요한 건 불황 속에서도 스스로를 위로하는 힘은 여전히 작동한다는 사실이에요.

다음 글에서는 <RTD 커피의 치열한 전쟁 전략>을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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