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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치약계의 에르메스 사면 삶도 명품이 되나요

프리미엄 생활용품 ― 귀족영애는 아니지만 영국 왕실 제품은 써보고 싶어

by 제이제이


ⓒ마비스



OOO계의 에르메스, 왜 통할까

○○계의 에르메스”라는 표현은 흔한 마케팅 상투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중요한 신호일지 몰라요. 저가 경쟁이 치열한 생필품 시장에서조차, 프리미엄 라인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기능으로만 승부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스토리·체면·보상심리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노선이 있는 겁니다.

혹시 이런 경험 있으세요? 영국 왕실이 쓴다는 칫솔, 호텔 수건, 신라호텔 디퓨저 같은 프리미엄 수식어가 붙은 제품에 잠깐이라도 눈이 간 경험요. 실제로 프리미엄 생필품은 눈이 가는 디자인, 사용감이 값어치를 한다는 리뷰도 많아요.



마비스 치약, 욕실 속 작은 명품

이탈리아 브랜드 마비스(Marvis) 치약은 흔한 치약과 다릅니다. 정말로요! 빈티지한 금속 튜브, 패션 소품 같은 패키지, 다양한 향 라인업까지. 단순히 충치를 예방하는 기능을 넘어, 욕실을 꾸미는 ‘작은 명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치약계의 에르메스”라는 별칭을 얻은 거죠. 이게 바로 프리미엄 생필품 전략이에요. 대놓고 마비스 스타일의 튜브 디자인을 따라한 카피 저가 제품이 우후죽순 생길 정도예요. 디자인만 비슷한 제품을 써 본 소비자는 마비스 치약에 대한 강렬한 인식이 생깁니다. 쿠팡에서 비슷한 튜브 제품을 산 후 해외 여행 간 친구에게 "진짜" 마비스 치약을 기념품을 부탁할 수도 있죠.


ntr202507080012.640x.0.jpg ⓒ켄트

영국 왕실이 쓴다는데

켄트(Kent)는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왕실 칫솔’로 알려져 있습니다. 칫솔 하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강력합니다.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왕실이 선택한 생활을 공유한다는 상징이 되기 때문이죠. 양치라는 단순한 행위가 나를 위한 작은 보상, 자존감 소비로 바뀌는 순간 소모성 생필품 위상도 달라지기도 해요.



소비가 반복될까

사실 프리미엄 생필품과 저가 제품끼리 기능적 차이는 크지 않을 수 있어요. 특히 고불소 치약, 강한 페퍼민트 향을 첨가한 치약은 시중에 많으니까요. 프리미엄 포지션이지만 소모성 생필품 가격 마지노선은 확실해요. 최대 이만 원대로도 살 수 있거든요. 한 번 쯤은 감당 가능한 가격, 매일 쓰는 것일수록 한번 쯤 좋은 걸 쓰자는명분이 체면과 보상심리를 동시에 자극해요. 소비자가 만족하면 반복 구매가 일어납니다. "OO계의 에르메스"란 상투적인 표현이 여전히 잘 먹히는 이유예요. 싸고 적당한 물건은 있지만, 좋은 물건은 으레 비싼 법이죠. 이 때 저가 제품보다 비싼 가격이 오히려 신뢰를 높여요.



한 번쯤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때

저 역시 혹 하는 마음을 참지 못했어요. 마비스 치약, 컬러풀한 켄트 칫솔을 쓰는 순간, 단순히 양치를 넘어 나를 존중하는 시간을 샀다는 걸 깨닫습니다. 매 번은 무리더라도 가끔은 사기도 하고요. 다음에는 호텔에서 쓴 다는 수건을 사고싶어 텅장 예약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보습이 아니라 안심을 파는 기초 화장품>을 다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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