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책을 읽다가 우연히 흥미로운 연구 자료를 발견했습니다. 그 내용은 온열 요법이 지구력 향상뿐만 아니라 성장 호르몬 수치를 대폭 증가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온열 요법은 체계적으로 열에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일주일에 최소 4회 정도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한 후 71-77도의 온도에서 20분 정도 사우나를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80도 사우나에서 20분을 하고 30분 동안 열을 식힌 뒤 다시 20분간 사우나를 하면 성장 호르몬 수치가 두 배로 증가한다고 하고, 100도 사우나에서는 성장 호르몬이 5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또한 사우나를 마친 뒤에도 두세 시간 정도 성장 호르몬 효과가 지속된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를 읽고 바로 떠올렸습니다. "이게 바로 내가 핀란드에서 하던 거잖아?" 물론 저만 그런 게 아니라, 핀란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즐기던 방법이었습니다. 사실 사우나는 핀란드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사우나를 좋아하는지, 그 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핀란드에는 약 300만 개의 사우나가 있다고 하는데, 인구 500만 명을 고려하면 엄청 많은 갯수죠. 개인 가정집이나 별장에 있는 사우나까지 합치면 실제로는 그 수가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핀란드에 살 때도 화장실 옆에 작은 사우나가 있었고, 학교 기숙사에도 사우나가 있어 겨울에는 친구들과 매주 사우나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때때로 시외에 있는 별장에서 바베큐를 하며 사우나를 즐기는 것이 겨울을 나는 방법이었습니다. 사우나 후에는 바베큐와 맥주를 즐기며 번갈아 사우나를 들어가고, 영하의 야외로 나와 강에 뛰어들거나 눈밭에 누워 천사를 만드는 등 소소한 행복을 느끼곤 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핀란드식 사우나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온열 요법, 즉 일정한 온도와 시간 동안 사우나를 하고 열을 식힌 후 다시 사우나를 반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핀란드뿐만 아니라 스웨덴, 노르웨이 등 다른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비슷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런 사우나 문화가 어린 시절부터 일상적으로 접해졌다는 점에서, 어린 아이들이 성장 호르몬을 증가시킬 수 있는 최적의 환경에 있지 않았는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과학자는 아니지만, 사우나 문화가 북유럽 사람들의 신체 발달, 특히 키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핀란드 사우나가 그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