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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naine Sep 13. 2022

자영업자의 명절

자영업자의 명절이 지났다. 월요일은 이번 명절의 마지막 휴일인 대체휴무에 카페가 일주일에 한 번 쉬는 휴무와 겹쳤다. 그리고 친척들 집에 방문했던 동네분들이 다시 동네로 돌아오는 날이기도 하다. 살짝 고민을 했다. 그냥 일요일에 쉬고 월요일에 오픈을 할까 싶었지만 공지를 할만한 곳은 인스타뿐이고 가게를 찾았다가 돌아가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어서 원래대로 일요일은 오픈을 하고 월요일에 쉬기로 했다.


일요일은 문을 열자마자 나와 비슷한 (잔소리에서 해방되고 싶어하는)분들이 몇 분 오셨다. 한분씩 노트북을 들고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있으니 빈자리는 없었지만 카페가 적막 그 자체였다.


단체손님들이 들어오셔서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를 고르시다가 '죄송한데 다음에 올게요. 저희 떠들어야 하는데 여기 너무 조용해서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하며 나가셨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긴 하는 나이기도 하고 하루 종일 테이블에 고객님들이 계셨지만 월요일 매출은 정확하게 3만 원이었다. 커피를 한 7잔 팔았으려나 ㅎㅎ오픈하고 최저 매출이었다. 게다가 저녁에는 나도 명절을 보내기 위해 조금 일찍 닫다 보니 매출이 정말 엉망이었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거의 1년 되어가는 아직도 자영업은 참 어렵다.


휴무였던 월요일은 시내로 놀러 가서 오랜만에 핫플에 가서 남타커(남이타준커피)도 마시고 콧바람도 쐬고 리프레시하고 돌아왔다. 정말 시내에는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번화가에 카페를 차렸었다면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었을까도 생각해보고 그래도 커피와 디저트는 내 카페에서 먹는것이 가장 맛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잘 놀았으니 또다시 일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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