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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N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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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no Nov 12. 2024

할머니의 반지

치매에 걸린 할머니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언젠가, 다 타지 않은 불꽃을 스스로 끄기 위해

나에게 반지하나를 남겼다


나는 그 꺼져가는 불꽃을 되살리고

시커멓게 그을르고 구부러진 반지를

눈부시고 둥그렇게 살려냈다


나를 기억 못 하는 그 눈은

빛의 흔적을 쫓다 나의 검지에 머물렀다


반지가 없다고 물어온다


빛이 있어야 할 곳에

빛이 나지 않음을 이상하게 여긴 탓일까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빛은 기억하는구나


그 반지는 어디에 있을까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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