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정아중국어 Dec 11. 2015

조금은 어두운 중국 신조어

중국 네티즌이 인터넷 검열을 피하기 위해 만든 단어



중국에 신조어가 마구마구 생겨나고 있어요.

재미난 신조어도 물론 많지만

오늘 살펴볼 신조어들은 조금 무겁고 어두운 단어들이랍니다.


중국에서의 인터넷 사용은 자유롭지 못한 것 알고 계시죠?

페이스북, 유튜브가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일부지역제외) 

인터넷 상의 특정한 용어도 민감하게 제지하고 있다고 해요. 





그 이유는 중국의 근현대사와 많은 연관이 있는데요, 한가지 예를 들어드리면 1989년 6월 4일의 사건

 민주화 시위를 중국정부가 무력진압하면서 빚어진 대규모 유혈참사입니다. 


'텐안먼 학살사건'인데요, 

당시 서구의 시장경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면서 경제적 자유와

개방의 폭을 넓히는 반면 정치면에서는 쇄국적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는 사건이지요. 


특권층들의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심해지면서 빈부격차가 커진 인민들의 불만은 커졌고

급기야는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로 발전했습니다. 

베이징 대학교 학생들은 텐안먼 광장에 모여 단식 농성에 들어갔지만

정부는 무시한채 군을 투입하고 계엄령을 내립니다.

 그러나 시위는 전국적으로 번져갔고 결국 6월 4일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대학살이 벌어집니다. 

중국군은 시위대를 무차별 학살, 민주화시위를 종식시켰고 

덩샤오핑이 돌연 나타나 '반혁명폭동'이 진압되었다고 선언해 세계로 하여금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앉아서 비폭력 시위를 하던 인민들에게 피를 보이게 한 정부, 반감이 생겼겠죠? 인터넷으로 정부 비판을 하려 하자, 이번엔 특정 단어를 사용 금지시킵니다. 중국 공산당 당국이 불편해 하는 화제를 연상시키는 단어나 문장은 금세 차단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검열을 피하는 신조어들을 만들게 되는데요, 그들이 사용하는 기발한 단어들과 동음이의어, 일부러 틀리게 쓰는 표현들을 소개해드릴게요.









1. 6과4, 또는 89를 조합한 숫자


위에서 말씀 드렸듯 '텐안먼 학살사건'이 발발한 날에 관한 숫자는 차단됩니다





2. 翻墙 (판챵, 벽 높이 재기): 인터넷 방화벽 우회


중국의 인터넷 방화벽을 VPM(가상사설망) 프로그램이나 

프록시 서버 등을 활용해 IP주소 우회 방식으로 돌파하는 시도를 가리킵니다.

 주로 중국에서 페이스북 할때 사용되는 방법이에요.





3. 帝都(띠뚜, 제국의 수도): 베이징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비판할 때 차단을 피하기 위해 쓰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이 단어도 올해부터 차단됐다고 해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도 2015년 6월 19일부터 사용 불가능 해졌다고 하네요.




4. 金三胖(찐싼팡, 김씨네 셋째 돼지) : 북한김정은 국방위원장


김정은이 북한을 집권한 이후로 중국 네티즌은 독재자 김정은을 희화화하며 이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셋째라 함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은 북한의 삼대 세습을 풍자하는 것이겠죠?





5. 敏感瓷(민간츠, 민감한 자기): 차단되는 단어


중국어에서단어(词)와 자기(瓷)는 모두발음이 ‘츠’로 같아요.

이 단어는 정치범이나 인권운동가, 종교활동등 

중국 공산당 당국이 차단하는 모든단어와 문장을 가리킨다고 하네요.





6. 目田 (무톈, 눈 밭): 자유


'쯔요우'(自由)는 자유를 뜻하는 단어죠? 중국 인터넷에서는 사용 불가능한 단어라네요(ㅜ.ㅜ) 

그래서 중국 네티즌은 글자마다 한 획씩 잘라낸 ‘무텐’(目田 )을 사용한다고 해요.





7. 裸官(뤄관, 벌거벗은 관리): 자산과 가족을 해외로 빼돌린 부패관료


공식적으로는 자산이 거의 없지만 사실은 부정 축재한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가족마저 이민 보낸 채 자신만 국내에 남아 있는 관리를 가리킵니다.





8. 抄水表(차오쉐이뱌오, 수도계량기 검침): 경찰의 가택 방문


중국 경찰은 용의자의 자택을 급습할 때, 강제 개문보다 “수도계량기를 검침하러 왔다”라고 속이는 방법을 선호한다고 해요 이유는 시간과 힘이 덜 들어서! 






9. 援交部(위안쟈오뿌, 외국 지원부): 외교부


국내 문제는 방치한 채 외국에 지원금을 뿌리고 다니는 중공 정권에 대한

경멸의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에도 숨은 일화가 있는데요,

2011년 11월 중국 정부가 마케도니아에 버스 23대를 기증했는데 

이는 간쑤성에서 유치원생 20명과 성인 2명이 숨지는 버스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어요.

이 버스는 9인승짜리였지만 그 안에 64명이 탑승하고 있었대요. 

이에 분개한 네티즌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의 낡은 버스 시스템은 

해결하지 않고 마케도니아에는 안전기준을 준수한 버스를 기증했다는 비난을 했습니다.




10. 转世(좐스, 환생): SNS계정을지웠다가 새로 만들다


좐스는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계정 삭제를 당한 네티즌이 새로 SNS계정을 만드는 일을 비유합니다 . 

시사만화가 쾅뱌오는 자신의 웨이보 계정이 삭제돼 환생할 때마다 

새 아이디 끝에 숫자를 붙여 횟수를 표시하고 있는데,

 2015년 5월 10일 기준으로 그의 계정에는 47의 숫자가 붙었다고 해요.





11. 散步(싼뿌, 산보): 집회·시위 등 국가에 대항하는 행위


중국에서는 집회 자체가 어렵고 집회 요청도 대부분 거절당해요.

아울러 정부에 민원을 넣는 것도 오히려 손해가 되는 일이 많대요. 

 이에 중국 네티즌은 ‘국가에 대항하는 행위’ 를 ‘싼뿌’ 로 은유하게 되었지요. 

본래 싼뿌는 ‘산책하다, 걷다’라는 뜻인 거 아시죠?





12. 当今皇上(땅찐황샹, 현 황제): 현중국 국가주석


중국의지도자가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것이 아니라일부 권력집단에 의해 추대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황제에 비유 한다고 해요.

 ‘땅찐황샹’ 역시 2014년 8월 21일 웨이보 검색에서 차단됐다고 합니다.




13.  给人民一个胶带(게이런민이거쟈오따이, 인민에게 테이프를): 사건 은폐·축소 행위


2011년 43명이 죽고 211명이 다친 ‘원저우(溫州) 철도 추돌 탈선 사고’  

당시 총리였던 원자바오 (温家宝)는

 “조사 결과를 인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철저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언론 보도를 제한하고 두 열차를 급하게 파묻어 증거를 인멸했습니다. 

이에 네티즌은 “인민에게 테이프를 달라“며 분개했어요. 

중국어로 테이프(胶带jiāodài)와 설명(交待 jiāodài)은 동음이의어이죠.

즉, 깨끗하게 해명하라는 뜻이에요.





14. 喝茶(허차, 차를 마시다): 경찰의 심문


중국에서 ‘차를 마시자‘는 말은 본래 ‘나랑만나자', '나랑 대화하자’는 의미입니다.

경찰로부터 초대를 받았다는 말은 경찰서에 출두하고 심문 받는다는 뜻이에요. 

여기에 파생돼 고압적인 심문을 가리키는 ‘차를 권하다’는 말도 생겼다고 해요

(이렇게 무서운 뜻이…)





15. 大裤衩(따쿠차, 큰 팬티): 중국중앙텔레비전방송(CCTV)의베이징 본사건물


특이한 모양의 CCTV의 베이징 본사건물. 

배설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이용해 중국에서 최대 방송사이자 

공산정권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CCTV를 비하한 표현이에요.







15개의 인터넷 신조어를 보셨는데요,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어렵기도 하고 중국 네티즌들의 창의성에 감탄을 하기도 했어요. 

나라마다 다른 역사가 있고 문화가 같지 않기 때문에 

옳다 그르다의 판단에 대해선 왈가왈부 할 수 없지만, 

여러분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려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 

앞으로 중국 사이트를 이용하실때 참고하시길 바라요 !




밤새도록 보고 싶어지는 

중국 이야기가 있는 곳

국내 최초 중국의 모든 이슈

칸칸 [KAN KAN]

앱 자세히 보기 : http://me2.do/xPgl0Op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