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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이시네요~”

by 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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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진심일까? 인사치레일까?

친구 중에 유독,
자기가 정말 동안이라며 당당하게 말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웃고 넘겼는데,
자꾸 듣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친구는 왜 자기 얼굴을 동안이라고 믿게 됐을까?’
생각 끝에, 주변을 찬찬히 돌아봤습니다.

가끔 들르는 단골 식당이 있는데,

사장님께 슬쩍 여쭤봅니다.
“사장님,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나? 아이고 많이 먹었지 70이야~”
(이때 사장님 표정은 꼭 이런 느낌입니다 '뭐하고 있어?! 빨리 의외라는 듯 놀라지 않고!!')

그러면 저는 자동반사처럼 대답하죠.
“진짜요?~ 60대 같아 보이시는데, 전혀 그렇게 안 보이세요. 진짜 동안이시네요~”

그런데 속으로는
‘그냥 그 나이 정도로 보이시는데…..’라고 속말을 하며 자리로 가서 앉습니다.

이런 대화, 은근히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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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는 얼굴에는 ‘노화가 잘 안 보인다’ 뇌의 착각?

심리학에서는 이를 ‘지각의 순응(perceptual adaptation)’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는 매일 보는 대상에 대해서는 우리의 뇌가 변화에 둔감해지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매일매일 보면서
“난 아직 괜찮아”라고 느끼는 것도,
자주보는 가족이나 직장 동료가 예전이랑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은 뇌가 조금씩 일어나는 변화를 ‘익숙함’으로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가끔 만나는 친구나 오랜만에 본 연예인 사진에선
“어? 좀 늙었네…” 하고 변화가 더 잘 보이죠.

재미있는 실제 연구 사례를 알아보니, 자신의 얼굴을 매일 자주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노화 정도를 실제보다 20% 이상 낮게 인식한다고 합니다.

즉, 뇌는 익숙한 얼굴일수록 '변화없음'으로 스마트폰의 자동 보정같은 인식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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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이라는 개념도 결국은 ‘관점’의 문제일지도

우리가 ‘동안’이라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외모 때문이 아니라,
익숙함이 만들어내는 뇌의 착각일 수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 사회적 예의와 기대까지 얽히면
진짜 동안인지, 착각인지는 구분하기 어려워지죠.

물론,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처럼
타고난 유전자와 철저한 관리로 동안 외모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SNS에서 종종 화제가 되는, 믿기 힘든 나이의 일반인들도 그렇죠.

하지만 그런 경우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이야기고,
세상 모든 사람은 결국 노화를 거스를 수 없는 존재라는 건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설령 그말이 인사치레일지라도…
“참 동안이세요~”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인 건 분명한 사실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더 스트레스가 많아진 그 친구에게 앞으로도 계속 “넌 점점 더 젊어지는 것 같다”는
기분 좋아지는 인사치레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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