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창가에 달짝 붙은 물방울들이 바삐 움직인다
한 번 내려가면 끝인 것 같지만
언젠가는 다시 비가 되어 돌아올
헬리혜성 같은 놈들..
이름 없이 잊히지만
멸하지 않고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하게 된다
물방울이 지나간 자리엔
긴 길이 생겼다 다시 흔적 없이 지워졌다
빠른 놈, 느린 놈, 대각선으로 흐르는 놈
이들도 세상처럼 느리고 빠르고 제멋대로인 놈들이 있다니..
이들도 앞만 보고 내달리는
우리와 무엇이 다를까
창밖의 화려한 세상은 안 보이고
창가에 붙은 물방울의 눈망울만 기억되는 날이다
내 삶도 물방울 같이 흘려갔다
잊히지 않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