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by 글 쓰는 나그네

봄날은 갔다.

찜통 속에 갇혔다. 더워서 못살겠다는 말의 의미를 몸이 깨닫고 있다. 조금만 움직이면 땀이 빗물처럼 흘러내린다. 내 안에 쌓인 노폐물만 제대로 빠졌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만 이러다 소금기 다 빠져 허물 거려 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올해엔 더위가 세계적인 이슈거리가 되었다. 고온다습한 지역도 늘어나는 것 같고 폭염에 의한 산불로 스웨덴을 비롯해 그리스, 포르투갈 등지에서 인명 피해와 함께 자연재해가 겹치고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것을 이겨보려는 불굴의 의지 또한 가지고 있다. 스웨덴은 산불진화에 속수무책이다 전투기까지 동원했다. 전투기를 통해 폭탄 투하로 산불지역의 산소를 일시에 흡입해서 진화에 이용한다는 논리이다. 결과적으로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고 한다.

불은 불로,
강한 것에는 더 강력한 것이 등장하고 있다.

즉 이열치열의 대책이 실제로 효과를 거둔다는 반증이다. 이렇게 더 강력한 것들로 대응하다 보면 내성이 강해져, 약품의 오남용처럼 더 이상 내놓을 수단이 없어질지 걱정스럽다.거운 태양처럼 지구 온난화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다. 강대국인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는 등 경제와 돈의 논리에 파 묻혀 잘 살고 있다. 그들에게는 남의 이야기이고 미래보다는 지금이 중요한 것 같다. 독일의 저항 목사르틴 니묄러의 [그들이 왔다]라는 시처럼 지구촌의 일이 내 일이 아니라며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방관하며 손 내밀지 않는다면, 결국은 나에게 닥쳐도 도와줄 누군가가 없을 것이다.

"죽지 않으려면 에어컨을 켜세요"

라고 일본 정부는 호소하고 있다. 이제는 더위가 폭염 수준으로 힘든 것이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이상기온 현상이 이번 만으로 그칠 사항이 아니다. 북반구의 얼음이 녹기 시작했고 봄, 가을은 짧아져 사계절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의 시작이 점점 더 강렬해짐을 느낀다. 이제는 한 개인이나 특정 단체가 외친다고 될 사항이 아니다.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연합해서 지구촌이 함께 걱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서 실현해 나가야 한다. 마초주의에 빠져 권력과 돈과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이들이 잘 사는 곳이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 더 잘 보존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분연히 일어서서 행동해야 될 시기이다.


Hodie mihi, cros tibi (호디에 미기, 크라스 티비)

즉,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로마의 묘비명에 새겨진 이 말을 잊지 말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결국, 그들이 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