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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나그네 Apr 05. 2016

시인 - 동주

청춘을 다하지 못하고 별이 된,  시..인...

최근에 영화로 상영되면서 윤동주 시인에 대해서 재조명되고 있는 것 같다. 29살 짧은 생에 긴 여운을 안겨주고 떠난 시인을 영화는 어떻게 표현 했을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든다. 영화는 보지 못해서 어떤 울림이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의 한많은 질곡과 고뇌와 아픔의 시간을 안소영 작가의 [시인-동주]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느끼게 되었다. 내가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어떠했을까라는 만약이라는 물음표를 던져 보지만, 단순한 결론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음을 감사하다는 표현으로 마무리 하게 된다.

윤동주라는 이름 보다는 시인-동주라고 불리우는 것이 더 친근감을 갖게 만든다. 살아생전 시인이 되지 못했던 아쉬움을 작가가 시인-동주라는 이름으로 위로해 주는 것만 같다.

졸업을 준비하며 정리한 시집이 끝내 출간되지 못했다. 그가 죽고 2년후 친구들을 통해 유고시집으로 출간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하게 되었다. 시를 사랑한 순수청년, 어머니를 무척이나 그리워 한 아들, 한 민족과 시대의 아픔을 애절한 노래로 승화시킨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남기고 형무소 독방의 쓸쓸한 창틀사이로 홀연히 떠나 갔다.


[ 별 헤는 밤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그는 시집의 마지막 작품인 [별 헤는 밤]처럼 별 하나 하나에 아름다움이 깃든 말 한마디씩 남기고 청춘을 다하지 못한 별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순수청년 시인-동주로 우리에게 되돌아 왔다.


이전까지 윤동주 시인에 대해서는, 그가 남긴 유고 시집과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으로 죽음을 맞천재시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허구도 일부 포함되어 있겠지만 그의 삶속으로 들어가 그와 같이 생각하고 그와 같이 아파하고 그 시대의 고뇌를 함께 공유하게 되었다. 시대를 초월하여 그를 이해하고 그의 손을 잡아 주고픈 상상이 현실이 되는 듯한 착각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뜻밖에도 전혀 알지 못하던 고종사촌 '몽규'를 만나게 되었다. 동주가 순수청년이었다면 몽규는 투철한 독립투사였다. 동주가 그를 통해 민족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뜨여지게 된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영화를 본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동주를 만나려 왔다가 몽규의 손을 붙잡고 나왔다'는 말에 공감 댓글을 달고 싶은 마음이다. "너는 시를 써라, 나는 총을 들테니" 이 한마디만으로 몽규를 대변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동주는 북간도 용정에서 몽규와 함께 자랐다. 몽규의 글이 신춘문예에 실리면서 나보다 앞선 이에 대한 부러움과 중앙육군군관학교에 입학하여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모습에 열등감을 지니게 되었다. 거침없는 그의 생각과 행동에 자극 받으면서 성숙했고 성장했고 또한 시대의 아픔과 울분을 시로 표현하고 시로 울었다.


"동주와 몽규"

그들의 짧은 생이 더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게 되는 것은,

짧지만 굵직한 삶이었고
빈손으로 왔지만 끄지지 않는 큰 별이 되었고
죽었지만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인 동주, 열사 몽규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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