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근심거리가 들어 차 있어 글을 쓰는 일이 쉽지 않다. 며칠 글 쓰기를 중단하니 마음은 더 무거워진다. 올 한 해 기도 제목 중 하나가 머리가 맑아지는 것이다. 복잡한 세상 단순하고 맑게 살고 싶다. 그래서 산으로 가는 분들도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한때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방송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산속에서 그분들의 삶의 들여다보며 힘들겠다는 생각보다 참 자유해서 부럽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대부분 사회에서 실패하거나 병마에 휘둘러 산으로 오신 분들이지만 잃어버린 자아와 함께 구속의 올무에서 벗어난 자유를 느끼고 계신 듯했다.
메이지 않고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다툴 것도 시기할 것도 욕심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 먹고사는 게 일상이고 그것이 하루의 목표다.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면 그것 만으로 충분하고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에도 만족한다. 무소유보다는 꿈도 바람도 욕심도 없이 그저 하루를 살아가는 데 힘을 다하는 이들의 삶이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나는 일상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찾는다. 그 특별함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열정을 쏟고 힘을 낸다. 또 욕심도 부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탐욕까지 낸다. 더 움켜쥐려 주먹을 불끈 쥐지만 그것을 가진다고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다. 움켜쥔 손에서 짧은 경탄과 함께 긴 한 숨이 이어지기도 한다. 왜 그럴까? 목마름과 갈급함이 욕심으로 물들어서일까? 아니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남의 떡이 커 보여 쫓아다니기 때문이다. 비교 우위의 경쟁에서 이기고 싶고 작은 울타리 안에서도 더 높은 곳에 머물고 싶어서다.
그런데 요즘은 특별함이 없는 조용한 일상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냥 박장대소하며 실실 웃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들의 삶에 함께 들어가 웃고 싶고 즐기고 싶다. 아무 일 없는 소소한 하루가 참 행복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무탈한 하루, 무념무상의 하루가 행복이다.
근심의 터널은 깊고도 넓다. 들어서면 빠져나오기 만만치 않다. 횃불이라도 있으면 불기둥이 되어 길을 인도하겠지만 작은 손전등도 구하기 쉽지 않다. 내 손에 쥔 무언가가 없더라도 누군가가 내게 힘이 되어 주는 경우가 있다. 내가 그를 싫어하든, 미워하든 아니면 좋아하든 아무 상관없다. 어느 누군가의 힘으로 그를 움직이게 하고 그를 통해 어둠의 터널을 나오는 횃불을 움켜쥐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 내 힘이 부족할 때 누군가의 힘으로 다시 세워주기 때문이다. 내 힘이 아니라 기분은 살짝 나쁘지만, 그 누군가의 힘을 느끼게 되는 하루였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강제로라도 미소 지어 보련다. 미소가 웃음이 되고 웃음이 기쁨이 되고 그 기쁨이 힘이 되어 긴 터널을 벗어나는 틈을 열게 될 것이라 확신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