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우스의 선택, 불멸의 명성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 -김헌-

by 글 쓰는 나그네



3. 아킬레우스의 선택, 불멸의 명성



"나무는 슬프다. 하늘을 향해 가려는데 땅에 뿌리박고 있어 더 이상 오를 수 없다. 하늘을 향한 그의 소망은 끝이 없다. 절대 포기하는 않는다. 다만, 긴 시간 더 깊은 기다림을 위해 뿌리를 단단히 심고 버틸 뿐이다. 그래서 밤하늘의 무수한 별은 나무가 꾸는 꿈이 피어날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영원한 꿈인 '영생'을 추구하는 방식이 동서양의 영웅을 통해 달리 표현한다. 동양은 진시황제의 불로초를 통해 인간의 삶 속에서 영생을 추구하는 반면, 서양은 그리스의 신화적 인물인 아킬레우스를 통해 잊히고 지워지지 않는 불멸의 명성을 통해 영원히 기억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전쟁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두려움을 지우면서까지.



l 아킬레우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는 최초로 인간과 결혼했던 여신 테티스와 펠레우스 사이에 태어났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라 판단하여 스틱스 강물에 담갔다. 예로부터 태어나자마자 이 강물에 담그면 불사신이 된다는 전설이 있었다. 그런데 이때 테티스는 발뒤꿈치만은 물에 담그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이는 훗날, 완전한 인간이었던 아킬레우스의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다. 여기서 유래한 용어가 발뒤꿈치의 오목한 부분을 아킬레스건이라 부른다.

아킬레우스가 전쟁에서 죽는다는 예언을 듣고 어머니 테티스가 그를 숨겼지만 메넬라오스가 전쟁의 승리를 위해 찾아냈고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아킬레우스의 선택은 분명했다.



l 불멸의 명성


"이제 나는 가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헥토르를 만나려 죽음의 운명을 나는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언제든지 제우스가 또 다른 불사의 신들이 끝내시길 원하시면 헤라클레스의 힘도 죽음의 운명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크로노스의 아들 제우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자였음에도. 운명이, 그리고 헤레의 참기 힘든 분노가 그를 제압했습니다. 그처럼 나도 만일
나에게 똑같은 운명이 정해졌다면 죽어 눕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고귀한 명성을 얻고 싶습니다. (<일리아스> 18권 114-121행)

죽어서 나는 없어지지만 계속해서 살아남는 방법은 명성을 얻어 기억의 대상으로 영원히 남는 길을 선택했다. 그리스 영웅에게 최고의 찬사는 불멸의 명성이다. 그는 단 하나뿐인 목숨을 걸었지만 3,2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회자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선택이 옳은 것이 아닐까?


l 당신의 코끝을 주목하라


Memento mori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와 Amor fati (아모르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그는 전쟁에서 죽음을 선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죽음과 운명(삶), 이 둘을 모두 선택했다. 죽음과 삶은 극단적인 경계에 있는 것 같지만 동일한 선상 안에 있다. 왜냐하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그러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해라. 그것이 너를 사랑하는 방법이.

죽음은 의외로 단순하다. 죽음은 누군가의 힘에 의해서 좌우되기보다 '우리 코끝'에 달려있다. 우리가 내뿜은 숨을 들이마시면 산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죽은 것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행위에 의지하지 말고, 어쩌면 우리 코끝을 바라보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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