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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나그네 Apr 19. 2020

코로나 이후의 세계

ㅣ 아직도 춥다


4월 중순인데, 여전히 스산한 기운이 남아있다. 힘이 빠진 겨울도, 봄의 세력에 떠밀리지만 그냥 물러가지 않는다. 내 뒤를 방어해 달라며 목숨 걸고 충성하는 뒤처리 부대를 남겨두고 떠다. 봄의 추격을 피하고 다시 돌아 올 여건을 만드는 모습이 권력자의 삶을 닮았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영화 대사처럼 처연하고 절박했다면 겨울에 대한 옹호라도 해 주고 싶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 서릿발 가득한 차가움을 두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갔다. 배꽃을 피우기 위해 몸부림치다 다시 찾아온 추위에 얼어버렸다. 시작했다 멈추고 나면 다시 일어서고 꽃 피울 수 있을까? 물러가는 것도 자연스럽게 흘러갔으면 좋겠는데 항상 끈적이는 흔적을 남기고 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l 코로나로 여전히 춥다


코로나 19로 세상이 시끄럽다. 이제 이만큼 난리 쳤으면 물러날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극성이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구촌이라는 세상의 작은 우물 안에서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세를 더 키우고 있다. 전염성이 너무 강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끊고 물자의 수송까지도 끊게 만든다. 사람이 오고 가지 못하고 물자가 흘려가지 못하는 현실의 감옥에 갇혀 있다. 물의 흐름이 이번 사태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흘려가지 못하면 고이게 되고 고이면 썩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지금의 사태가 장기화되면 고이고 썩을 날만 기다리게 되는 꼴이다.

겨울이 자연스럽게 물러가지 않고 인위적인 서릿발을 남겨 놓았듯이 코로나 바이러스도 어떤 변종을 남겨두고 떠날지 알 수 없다. 언젠가는 이 놈도 떠나게 될 것이다. 치료약이 개발될 것이고 백신도 만들어질 것이다. 그 사이 변종이 생긴다면 또 다른 개발이 진행되어 더뎌지겠지만 인간의 힘은 이만한 바이러스로 무너지지는 않는다. 다만,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벽은 없애야 한다>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 다시 묶여야 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트럼프 정부가 이민자를 막기 위해 설치하려는 장벽만큼이나 불필요한 것이 의료시스템의 장벽이다. 방역체계에 대한 국제적 공조와 함께 소외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실질적인 지원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물 바깥에 있다고 바이러스가 넘나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벽이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음을 이번을 계기로 확실히 확인하게 되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처럼 외부와 단절하는 시대로의 회귀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을 외치더라도 대세는 자유무역에 기반을 둔 물자의 원활한 흐름이다. 바이러스가 국경을 두지 않고 넘나들듯 사람과 물자의 흐름도 막지 않는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방역만큼이나 중요한 개인정보 관리>

다만 걱정되는 것은 감염병으로 촉발된 개인정보 침해 관련 사항이다. 일부 유럽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민주주의 후퇴라는 의미까지도 표현하지만 그들도 지켜보고 있다.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어떻게 개인정보의 침해와 관리가 시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후의 사태까지도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악용될 소지가 없는지. 또한 어떻게 하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러움과 관심도 있을 것이다.



l 사람 공동체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를 함께 맞이하고 함께 극복해 가고 있다. 사람 인(人)은 더불어 함께 세워가는 모습이다. 이 혼잡하고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함께 서고 함께 걷는 길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인류애를 넘어 사람애(愛)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 공동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그 제일 앞에 우리 대한민국이 앞장서서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 


한류로 인한 문화의 중심을 넘어 방역에 있어 초일류 국가의 롤모델이 되어 지구촌을 이끌고 가는 꿈을 꿔 본다.

[ 세상의 중심에서 태극기를 휘날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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