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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나그네 Aug 26. 2016

피부 색깔 = 꿀색

어디서도 나는 이방인 누구와도 다른 어른 아이

입양기록서의 피부 색깔로 아이를 구분하는 것에서 백인들의 인종 우월주의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황인종이란 표현보다는 꿀색이라는 표현이 더 정감이 간다. 샛노란색 표지가 제목처럼 꿀색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1970년 5살 때,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된 아이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당초엔 1,2,3부작으로 그려졌다고 하나, 한 권으로 재구성되었고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만화책으로 만나게 되어 더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는 4명의 아이가 있는 가정의 다섯 번째 아이로 입양되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동양 아이 한 명정도 입양하는 것이 자동차 한 대 가지고 있는 것처럼 사회적 부의 상징이 된 듯하다.

이 책에선 아이의 성장과정을 철부지 어린아이의 모습에서부터 현실감 넘치는 반항 시기, 그리고 다르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기의 복잡한 내면의 모습을 그렸다. 강제로 한국에서 방출된 아이들이 피부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름으로 인한 소외받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 소외됨이 이방인이란 단어로 삶으로 표현된다. 그 이방인들이 성장통을 겪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모습들이 생경한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졌다. 아마도 한 민족이라는 동질감과 청소년기에 고민했던 내용들에 대한 공감이 아이를 이해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된 듯하다.


아마도 작가 전정식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 내려가면서 스스로 치유되는 과정을 겪었으리라 생각된다. 자신의 삶이 녹아들어 간 이야기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았을 것이다. 양동이 속의 썩은 사과가 온전한 모습의 싱싱한 사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에는 외로움과 고국에 대한 갈망, 미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 미움이 뜻밖의 한국인 가정과의 만남을 통해 뿌리에 대한 갈망으로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더 스며들었지만 아픔 없는 성숙 없듯이, 아픈 그리움이 그림을 만나면서 작가로 거듭나게 된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국내 입양률이 해외입양률을 넘어선, 고아 수출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라는 아름다워 보이는 미사여구보다는 입양이라는 현실에 놓인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이 더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피부 색깔 꿀색,
그들의 또 다른 삶이 꿀색처럼
달달한 모습으로 그려져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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