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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창균 Oct 07. 2022

SNS는 해야 되나요?

이 길이 맞는지 알려주시겠어요?

이 길이 맞는지 알려주실래요?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봄직한 질문을 드립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과연, SNS는 해야 되나요?


**참고로 저는 SNS를 오랫동안 하고 있는 사람으로 지극히 주관적 의견과 질문을 드립니다.



SNS의 시초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아시나요? 아신 다면 우선 하이파이브! 저랑 비슷한 연령대에 속하시네요. 저의 십 대 시절 가장 핫한 SNS는 바로 싸이월드였죠. 그 속의 미니홈피를 꾸미고 미니미를 치장하고 그럴싸한 배경음악(프리스타일의 Y)까지 도토리로 구매하면 인싸 중의 인싸였죠. 더군다나 방명록도 많으면 완전. 핵인싸..(이 표현 자체도 올드하네요..)


돌이켜보면 저는 학창 시절부터 미니홈피를 띄우고 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소위 얼짱은 아니었지만 미니홈피에 사진 띡. 몇 개 올려놓고 방문객 수가 많은 친구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부러운 마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소위 있어 보임직한 미니홈피를 만들 그릇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여기저기 남의 미니홈피를 구경하는 맛은 진작에 알았죠.



현재의 SNS = 인스타그램?

저는 아마도 평생 틱톡을 할 운명은 아닐 것 같습니다. 싸이월드를 넘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정착했고 결국 제 인생의 마지막 SNS은 아마도... 인스타그램이 되지 않을까요? 영상을 찍거나 편집을 하는 법은 알지만(나름 유튜브도 깔짝대 봤습니다.) 가장 편리한 건 결국 사진이고 간단한 글인 인스타그램인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인스타그램은 열심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평범한 일상을 위주로 올렸다면, 요새는 책을 읽거나 글 쓴 내용들 위주로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도 관심이 없더군요... 브런치 만세)

어찌 되었든 남들이 보기엔 오랫동안 꾸준히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턴 기간 중 하나라도 남기자

약 6년 전쯤이었습니다. 모 대기업 유통사 인턴으로 들어가서 두 달 정도 현장실습을 해야 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당시 인턴 합격률은 50~60% 정도였고, 필사적이었던 제게 주어진 두 달은 황금 같은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했죠. 두 달 동안 열심히 인턴을 했는데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망연자실할 저를 위로할 겸, 그 두 달 동안은 건강한 정신상태로 임하자는 마음으로 두 가지 행동 기준을 세웠습니다.


1. 두 달 동안 최소 2권 이상 책을 보자 

 : 지금이야 책 읽는 스킬(?)이 조금 늘어서 두 달 동안 마음먹으면 5~6권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저는 책을 1년에 1권도 안 읽었기에 다소 높은 목표를 설정했었습니다.


2. 인스타그램으로 무엇이든 남기자

 : 그때까지 저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주변에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죠. 하지만 SNS 특성상 우선 선점의 논리가 있기에 꾸준히 일상을 올려보자!라는 목표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SNS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SNS가 벌써 6년째가 되어가네요. 


'아무도 안 믿겠지만, 나도 프라이버시가 있다'

아마 제 친한 친구들은 안 믿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SNS 중독자처럼 취급하거든요. 사실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올리지도 않는데 말이죠. 그리고 SNS에는 좋은 순간, 즐거운 장소, 맛있는 음식 이런 긍정적인 측면들만 올리잖아요? 그러니 보는 사람은 '너는 항상 맛있는 거 먹더라'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누구에게나 프라이버시는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조용한 모습이 있습니다.


SNS라는 거 참 무섭습니다.

인상 찌푸리기보단 미소를

집밥보단 레스토랑을

집 앞 슈퍼보단 SSG를

올리는 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니깐요.


저에게도 개인적인 일들이 많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말 못 하는 사건 사고가 다수입니다. 심지어 이렇게 글 쓰고 싶어서 못 쓰는 내용도 많죠. 하지만 SNS는 그런 극단의 사소한 요소를 올리기엔 다소 민망하고 부끄러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엔 말이죠.)

하지만 SNS라는 거 자체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얻기 위한 매체이다 보니, 그런 걸 이용하면서 프라이버시가 있다고, 사생활이 있다고 말하는 게 참 이질적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어쩌겠어요.

나도 나만의 공간이 있는걸

저는 개인적으론 SNS를 포트폴리오처럼 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평범한 일상도 공유하지만 제가 접하는 정보나 장소, 글을 주로 업로드하죠. 생각보다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 00이야 라고 말하고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이런 매체를 통해서라도 나는 이런 걸 꾸준히 탐독하고 공부하고 열망하는 사람이야를 보여주고 싶은 것 같습니다. 빈수레가 요란한 법이죠.

하지만 약간의 효과는 분명 있습니다. 사람들이 아 쟤는 저런데 관심이 있구나, 저런데 조금 전문성이 있겠는데?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죠.


아무도 나의 피드를 

꼼꼼히 보지 않는다.

누군가의 피드를, 글귀를 수학의 정석 공부하듯 파보 신적 있으세요?

정보성이 아닌 이상 그러긴 쉽지 않습니다. 단 1초 만에 다음 피드 혹은 글로 넘어가죠. 그러니 제가 뭘 하든 크게 기억에 남지 않을 것입니다. 

하. 지. 만. 꾸준히 무언가를 올린다면 적어도 '아 쟤는 저거네'라고 은연중에 생각할 것입니다. 설령 글 내용을 대충만 훑어봤더라도, '아 쟤는 또 저거네'라고 '각인' 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죠. 여기서 역효과는 만약 맨날 술 먹고 노는 것들만 올린다면.... 놈팡이 취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이 운동하는 내용 1 먹는 내용 9를 올리거든요. 그래서 종종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럴 거면 먹는걸 좀 줄이지 그래..?'



만약에, 6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SNS 할까?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6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과연 저는 다시 할까요? 제 대답은 YES입니다.

적당히 관종끼도 있고, 제 표현으로는 관심받고 싶지 않은 관종이랄까요. 제 이야기를 올리는 건 좋아하나 실제 주변 사람이 너 00 했더라? 하면 이상하게 부끄럽더라고요. 참 희 하한 성격이죠.

어쨌든 일상을 공유하는 것에 어느 정도 쾌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정보의 전달' 측면에서 제겐 SNS는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어나 글을 쓰거나, 부동산/공간 관련된 내용을 SNS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제 어필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제가 엄청난 능력자라면 사실 이것도 필요 없죠. 뭘 하든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요.

현실적으로 판단해보면 그만큼 제가 부족한 탓인 것 같습니다. 콘텐츠가 부족하고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이런 걸 이용해서라도 제 어필을 하는 게 아닐까요?


이 내용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목적성을 띈 인간이라 이런 걸 이용하더라도 최종의 Goal 이 있는 편이죠. 

마지막으로, 한 번쯤 해보고 결정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뭐든 해봐야 잔소리도 하는 법이죠.


여러분은 어떠세요?

SNS 하고 계세요? 할 계획이세요?

그렇다면 SNS는 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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