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내 안의 어두운 면(self-shadow)
사회는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한다.
밝은 표정과 성격, 적극적인 말투와 긍정적인 단어를 자주 쓰는 이들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다수의 호감을 얻기 쉽다.
인간관계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은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다.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더 잘해주려 하고,
미움을 받으면 그 이유를 찾고 해명하기에 바빴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일이 불가능함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못했다.
처음에는 나를 싫어하는 한, 두 명의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더 웃고, 애쓰고 선물도 해보았지만 시선은 변하지 않았다.
그때 알았다.
그들은 이미 나를 그렇게(나쁘게) 보기로 단정했다는 것을.
사람들은 확증편향(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가치관을 확인해 주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심리적 경향을 뜻함.)을 갖고 있다.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에
나에 대한 관점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변화시키려 노력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얼마나 덧없음을 마음속으로 체감했다.
그때부터 나를 좋게 봐주시는 다수에게 집중하고자 했다.
인간관계에서도 ‘선구안’(選球眼)이 필요하다.
원래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공 가운데 볼과 스트라이크를 잘 가려내는 타자의 ‘공을 보는 눈’을 뜻했으나 뜻이 확장되어 일상생활에서 미래의 상황이나 가치 있는 것을 잘 골라내는 안목·통찰력이라는 의미로도 많이 쓰인다. 이를 인간관계에 적용하면 나에게 득과 실이 되는 관계를 빠르게 구분하고,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는 것이다.
아군에게는 적당한 에너지를 사용하되,
적군에게는 최소한의 예의만 지키며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의 선구안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오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필자는 어느 정도 선구안이 발달해 있는 편이라고 느낀다.
첫 만남부터 싸한 기운이 느껴졌던 사람과는 대부분 좋지 않은 결말을 맞았다.
직감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니, 보다 구체적인 방법들을 정리해 본다.
1. 일관성을 체크하자.
한두 번의 호의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 서로 편안해진 뒤에도 말과 행동이 일관된 사람인지,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지 지켜본다.
2. 자신만 특별하다는 착각을 경계하자.
자신에게만 특별히 호의적이면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용건이 있거나 필요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주관성은 때때로 사람의 시야를 흐린다.
상대가 타인(선배, 후배, 종업원, 가족 등)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고 평균치의 태도를 가늠해 보자.
3. 관계를 복기하자.
힘들게 끝난 관계나 실망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무엇이 불편했는지 포인트를 적어본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민감하게 느끼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고, 이는 이후 인간관계에서 거름망 역할을 한다.
4. 천천히 넓혀가는 원칙 고수하기.
처음부터 돈·시간·감정을 크게 쓰기보다, 짧은 약속·작은 협업·가벼운 부탁 등을 통해 상대의 반응을 보며 서서히 관계를 넓혀 가는 편이 위험이 적다.
인간은 누구나 페르소나 (사회에서 타인에게 보여 주는 ‘가면’ 같은 성격)를 갖고 있다.
본모습을 숨기려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숨길 수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처럼, 타인의 속마음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그저 어느 정도 예측할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인간관계를 성급히 단정 짓는 일을 경계하려 한다.
유대 관계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다.
우리는 주변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가까이 지내다 보면 말투와 행동을 닮아 가고, 나아가 가치관까지 닮기도 한다. 그렇기에 한정된 관계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스스로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
‘인간관계의 에너지 총량’ 안에서 누구와 얼마나 깊이 엮일지 결정하는 것은
곧 자기 삶의 방향을 정하는 선택이기도 하다.
인간관계 정리에도 방법이 있다.
첫째, 불편한 점을 솔직히 말하며 관계를 정리하는 것.
둘째, 자연스럽게 연락 빈도를 줄이며 거리를 두는 것.
대개는 후자가 더 안전하다. 전자는 오히려 더 큰 갈등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특히 다음과 같은 유형과는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
1. 만났을 때 집중하지 않고, 핸드폰만 자주 보는 사람
2. 사람에 따라 연락 빈도를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느껴지는 사람
3. 세상에 대한 짜증과 불만만 가득한 사람
4. 남을 자주 험담하는 사람
5. 타인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
6. 자기 잘못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사람
7. 약속 시간에 매번 늦는 사람
8. 약자에게만 갑질을 하는 사람 (강약약강 스타일)
9. 상대가 불편하다고 말한 점을 반복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는 사람
10. 말과 행동이 정반대인 위선적인 사람
어디까지나 필자만의 기준일 뿐이니, 가볍게 참고만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