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의 시대, 그리움의 멜로디

by 노아

나는 노래를 좋아한다.

이 문장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리고 먼저 말해두고 싶은 게 있다.

나는 케이팝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요즘 아이돌 음악을 들으면 솔직히 감탄이 먼저 나온다.

무대의 완성도, 사운드의 세련됨, 세계를 향한 자신감.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스케일 속에서, 케이팝은 분명히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가 되었다.


다만 내가 조금 아쉬워하는 건 방향이다.


영어 가사가 자연스럽게 섞이고,

메시지는 점점 더 강렬해진다.

“난 달라.”

“난 빛나.”

“우린 최고야.”


이 문장들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지금 시대에는 꼭 필요한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세상에서, 당당함은 하나의 생존 방식이니까.


그런데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조금은 덜 강해도 괜찮지 않을까.


한때 많이 들었던 발라드들을 떠올리면, 감정의 결이 다르다.

조용히 사랑을 고백하고,

그리움을 참지 못해 흔들리고,

이별 앞에서 무너지는 마음을 그대로 노래하던 시절.


그 노래들은 “내가 제일 잘났어”보다는

“나는 이렇게 흔들리고 있어”에 가까웠다.


그래서인지 요즘 예전 노래들이 자주 리메이크되는 흐름도 이해가 간다.

멜로디가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사람들은 그때의 문장, 그때의 온도를 다시 듣고 싶은 건 아닐까.


나는 케이팝을 부정하고 싶은 게 아니다.

다만 그 안에 조금 더 다양한 감정이 공존했으면 좋겠다.

자신감 옆에 불안도,

당당함 옆에 망설임도.


사람은 원래 그렇게 복잡한 존재니까.


음악은 시대를 닮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음악을 통해,

지금의 우리를 들여다본다.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오늘의 내 마음이 어떤 문장에 머무르는지의 문제다.


가끔은 크게 외치는 노래보다

작게 속삭이는 노래가 더 오래 남는다.


아마 그래서 나는,

여전히 플레이리스트를 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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