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는 이름은 약속이다

by 노아

몇 일 전, 생후 4개월 된 아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부모의 이야기를 다룬 방송을 보았다.

리모컨을 내려놓고도 한참 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이해하려 애써도 끝내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떻게,

자기들이 낳은 아이에게 그럴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며 가장 자주 드는 감정은 솔직히 ‘힘듦’이 아니라 ‘경이로움’에 가깝다.

작고 연약한 존재가 숨을 쉬고, 울고, 눈을 맞추고, 어느 날은 처음으로 웃는다.

그 모든 순간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더 묻고 싶어진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어긋난 걸까.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아이가 우리에게 온 게 아니라, 우리가 아이에게 간 게 아닐까 하고.


우리는 흔히 “아이가 우리 집에 찾아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선택권은 언제나 어른의 몫이었다.

낳기로 결정한 것도, 키우기로 결심한 것도 우리다.

그 아이는 그저 이 세상에 던져졌을 뿐이다.


그러니 어쩌면 우리는

아이의 삶에 초대받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 작은 세계에 발을 들이며 우리는 보호자가 된다.

힘이 있다는 건, 선택할 수 있다는 건, 곧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연약함 앞에서 분노를 선택하는 순간,

그건 이미 어른의 자리를 내려놓는 일일지도 모른다.


부모가 된다는 건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지키는 일이라는 걸,

아이를 키우며 매일 배운다.

울음을 달래다 지치고, 잠을 설쳐 예민해지다가도

잠든 얼굴을 보면 다시 마음이 무너진다.

저 작은 존재는 나를 믿고 하루를 맡겼구나 싶어서.


아이를 향한 폭력은 결국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향해 책임을 저버린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돌이킬 수 없다.


아이가 우리에게 온 게 아니라

우리가 아이에게 간 것이라면,

우리는 손님처럼 조심해야 한다.

잠시 맡겨진 시간을 함부로 쓰지 않도록.


부모라는 이름은 권리가 아니라

매일 갱신해야 하는 약속 같다.


아이의 숨이 내일도 편안하길 바라는 마음,

그 마음 하나만은 끝까지 지키고 싶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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