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여름 폭염 말미에는 입에서 단내가 나더니 욕이 나왔다.
올해 엄동설한 끝자락에서도 같은 욕이 나온다.
이제 계절은 축복이 아니라 욕받이가 되었다. 지구도 인류도 너무 지쳐 말 한마디 잘못 걸었다간 평생원수가 될 판이다. 모두 인간원숭이의 잘못인데 아직도 전 세계 시저들은 왕좌에서 보고서를 읽으며 싸인을 한다. 죽어가는 현장은 내 알바 아니겠지...
습관이 되어버린 계절의 폭력은 또 어이어이 견딜 것이다.
그리고 다시 봄이 오면 잊고, 꽃타령 하며 사진 찍고 세일하는 옷가게를 기웃거리겠지.
곧 폭염은 다가올테고 마지막엔 오늘 같은 욕지거리로 분통을 터트릴 것이다.
인생이라는 원고
마감시간은 다가오는데 쓸 것은 없고 내용이 뻔하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훌륭한 가정, 훌륭한 건강 모두 지루한 삶의 변명일 뿐, 인생은 "돈 앞에 장사가 없다"고 한 줄 요약하면 되는 무미건조한 줄거리로 넘쳐난다. 우리가 공부해서 직장을 얻고 그토록 갖고 싶었던 맘몬 mammon은 행복 요정 같지만 사실 끈질긴 악마다.
내 삶의 남은 빈노트를 참신한 글감으로 채우고 싶다.
그동안 써내려 온 인생 장편은 다 엎어버리고 퇴고 아닌 탈고를 하고 싶다.
한국은 미국보다 집단 스트레스가 많은 나라 같다. 힘을 숨기고 시골에 꽁꽁 숨어 살아도 하늘에서 하얀 스트레스가 송이송이 지치지 않고 내려온다.
나를 탄핵소추 합니다.
내 가족을 포함 교류하는 친구 1/3 이상이 발의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