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글. 깃털글

독자의 관점에서

by 강노아

난 브런치글 읽는 것을 좋아한다.


글쓴이의 노고가 느껴지기도 하고, 그들이 엮어낸 삶의 소중한 기억의 기록이 황금처럼 보여서다.

그래서 나는 정성스럽게 읽고, 때론 조아요와 댓글을 달아 독자의 한 표를 행사한다.

이때만큼은 글쓴이의 갑옷을 벗어던지고 읽는 이 가 되어 자유롭게 그들의 글을 사과처럼 달콤하게 즐긴다.


난 비행기를 좋아했다.


어려서 아이들과 동네 큼직한 산에 올라 산정상에 착륙한 헬기에서 미군이 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

너무도 신기해 그때부터 하늘을 자주 올려보았고, 높은 곳에 비행기가 날 때면 비행체가 사라질 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을 안 했다. 그리고 비행기가 하늘로 갈 때 사람들은 주사를 맞아 작아진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엔진이 달린 기계보다,

시조새, 글라이더, 행글라이더, 열기구 등 자연의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타는 자전거는 내 어깨에 돋아난 천사의 날개라고 느낀다.


나는 독자의 관점에서 기계 같은 글을 무척 싫어한다.


그 글에는 엔진소리가 난다.

지식, 교양, 연륜, 경험, 성찰, 고민 등 다른 이들보다 앞서가려고 사용했던 칼날 같은 도구의 흔적들.

미사여구, 모르는 단어, 모르는 외국어, 남들보다 있어 보이는 차별적 단어.

기계소리가 묵직해 첨단 글 같아 보이지만 머리가 아프다.


기계와 함께 하는 세상은 이전에 가득한 믿음의 공기가 사라지고 의심의 공기만 가득하다.

한 번씩 흘끗 들여다보는 창문밖 세상은 산소가 부족해 질식하는 사람들로 휘청인다. 모두가 살아보려고 애쓰다 벌어진 일이다. 우리의 글 세상도 이젠 기계와 손잡은 돈천재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어가는 듯하다.


기계 같은 글, 깃털 같은 글,


없어 보이면 어떨까.

몸에 힘을 빼면 물에 뜨듯


우리 삶을

더하기나 곱하기로 무겁게 하기보다

빼기나 나누기로 가볍게 살아봐야.


글도 가벼워지고 삶도 묵직해져,


더 높이 오르면서 작아지고 마침내 깨끗한 한점, 마침표를 남기고 비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 아침에 문득 두서없이 초고를 던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새뜻한나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