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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나 May 16. 2024

SF동화 ③ - SFF환경동화

호모 플라스티쿠스 - 김진원, 초록의 시간-정윤선

동네 시립도서관에 들러 어린이자료실에 들어갔다. 신간코너에 <SFF환경동화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여러 권의 책들이 꽂혀 있었다.

SFF가 무엇을 뜻하는 걸까?

Science Fantasy Fiction의 줄임말. 과학판타지 동화 및 소설 이런 걸 말하는 것일까?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시리즈 중 마음에 드는 책표지를 골라 두 권의 책을 가져왔다.

김진원 작가의 [호모 플라스티쿠스]와 정윤선 작가의 [초록의 시간].



어떤 책을 먼저 읽어볼까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다 읽을 동화, 최신작부터 읽자는 생각이 들아 4일 정도 늦게 발간된 [호모 플라스티쿠스]를 들었다.

이 동화는 제1회 이지북 초록별 샤미 SF환경동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처음 프롤로그에서 물방울의 여행이야기가 나온다. 물방울은 어떤 것이든 몸에 담고 이동을 하지만 이번에 흡수한 것은 불쾌하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활동을 할 수 없는 수지는 헬맷을 쓰고 생활한다. 학교 생활을 여느 아이들과 같이 하는 중에 '투명 괴물'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친한 친구에게 '플라스틱으로 만든 아이'같다는 소리도 듣는다.

물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해지는 수지. 할머니와 수지는 고늬섬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고 이곳에 점점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이게 되고 가까운 바다에는 들어가지도 못한다.


먼눈으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띠처럼 섬을 둘러싸고 있었다. 호시탐탐 빈틈을 노리며 섬을 포위해 들어오는 적군 같았다.


나무새할머니가 수지를 숲 속 플라스틱박스에서 구해낸 것을 기억한다. 과연 수지는 돌연변이일까?

플라스틱은 열에는 약하지만 물에 강하고 전기도 통하지 않는다. 나올 당시에는 획기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했고 여전히 생활 곳곳에 활용되고 있다. 그것이 지나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되고, 사람들에게 각종 해를 입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마을 사람들과 표본 조사를 하다 호수 아래에 공장과 이어진 파이프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잘린 플라스틱이 배출되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들은 공장으로 달려가지만 사태는 점점 커지고 수지마저 공장의 이사에게 잡혀 간다.

수지와 같은 형태를 지닌 인간 로스를 만나게 되고 서로 힘을 합쳐 그 공장을 빠져나온다.

무사히 나온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나무새할머니와 수지는 산책을 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독이사와 공장장을 지병수배를 내리지만 잡히지 않고 로스의 팔찌가 풀리지 않은 채 끝이 나서 약간의 결말이 아쉽기도 했다.


프롤로그에 물방울 이야기는 에필로그에 다시 등장한다. 플라스틱에서 해방된 물방울은 풀꽃을 만나고 그 풀꽃의 뿌리로 스며든다. 풀꽃은 살아나고 물방울은 다시 하늘로 둥실 날아오르고 여행을 떠난다.

SF이면서 아름다운 동화였다.




다음 동화는 [초록의 시간]이다.

물리학을 전공한 물리학도의 환경동화는 어떤지 궁금했다.

책표지의 그림의 여자아이 그림이 참 예뻤다. 새침한 표정이 웹툰에서 많이 봐온 여자사람의 표정이었다.


이 동화 역시 프롤로그에서 침팬지 칩스가 우주선을 타고 간다는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우주와 관련된 SF동화. 동물원에 있던 칩스는 원래 화성에서 콧구멍에 작은 돌멩이를 넣고 지구로 왔다. 그 돌멩이를 장미가 담긴 화분에 넣었다. 이것으로 인해 동물원의 화단에 있던 식물들이 다 죽고 지구의 숲이 반쯤 죽었을 때 그 돌이 문제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돌에 붙은 박테리아는 식물에만 영향을 끼친다는 것.

시작부터 두려움을 안긴 동화다.


주인공의 외모가 눈에 띄는 모양이다. 머리칼과 눈썹이 없고 창백한 피부여서 후드를 뒤집어쓰고 숨어 다닌다. 아이들에게 놀림도 받는다. 더 이상 학교생활은 무리다.

우리는 외모가 조금 다르다고 해서 선을 긋고 있진 않을까?

읽으면서도 주인공 '림'이 안쓰러웠다. 폭발사고로 부모와 같던 '서리'도 잃는다. 림에게 남은 '미니'라는 AI. 드론으로 변신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보고 와서 림에게 알려주는 고마운 녀석이다.


서리박사의 요청으로 '단델리온'으로 향하던 림은 길을 잃고도 계속해서 이동한다. 검은 정장 무리들에게 쫓기기도 하고 계속 움직인다.

도중에 뭔가를 캐고 있던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남자아이를 만난다. 이들은 림을 공격하려 하지만 림이 아이를 구해주자 서로 인사를 나눈다.  베니, 베시, 그리고 로이.

이 아이들이 사는 곳에 폭탄들이 즐비해 있다. 도대체 이곳은 어떤 곳일까?

이들과 함께 있던 중 '초록돼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림은 밥 아저씨를 찾아간다.

그곳에서의 평화로운 생활을 꿈꿨으나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되고 밥 아저씨의 딸 릴리와 함께 떠난다.



배양기에는 낯익은 형체가 이상한 모양을  놓여 있었다. 생명체라 보기 어려운 몸의 일부도 있고, 태아가 되다 만 듯한 모습도 있었다. 조각난 귀에서 나뭇잎이 자랐는가 하면, 심장에 뿌리가 자라 있기도 했다. 보통 조직은 하나도 없었다. p111


이런 모습을 실제로 본다면 공포 그 자체일 것이다. 다른 방을 들른 아이들은 그곳에서 초록돼지를 만난다. 돼지들을 보며 자신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실험을 통해 배양기에서 무언가를 생성해 내는 것을 알게 된 림은 충격을 받는다. 프로젝트X 라는 파일 속에 담긴 보고서를 통해 림은 자신도 배아조직 중 하나임을 인지한다. 


너만 살아남으면 된다니까. 가장 귀하고 좋은 것 하나만 살아남으면 돼. 지구에 식물이 얼마나 오래 살았든,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남은 종만 더 강해지면 그만이야. p140


초록돼지가 죽어가고 림이 울부짖자 박사가 림에게 하는 말이다.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는 이론은 지금도 열심히 쓰이고 있다. 

지금 시대까지 오며 과학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해 왔다. 사실, 안 되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다만 생명윤리적으로 뭔가 위반이 된다면 그것에 반해 발표하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지금의 환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림이 가려고 했던 '단델리온'은 행성이 아니라 연구소의 책임 시스템이었다. 민들레를 뜻하는 영어단어 단델리온(dandelion)은 씨앗을 만들어 세상에 퍼뜨리고 싶어 했던 서리 박사의 설계물이다. 

씨앗을 심고 관찰한다. 초록돼지의 체액을 흡수한 흙에 심은 씨앗에 싹이 3개가 났다. 자라날 수 있는 원인을 찾기 위해 림의 피를 뽑아 계속 연구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땅에 씨앗을 심고 초록빛으로 물들기를 기다린다.

작가는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피어난 코스모스와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을 보며
이 초록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합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 초록의 물결을 한 번 더 보고 싶어 진다. 

두 책[호모 플라스티쿠스]와 [초록의 시간]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많이 읽히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지구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좀 더 넓혀주면 좋겠다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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