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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달리다

자식일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by 노아나

이번 2025년 문학창작실지원사업에도 선정되었다.

작년과는 다르게 공유오피스 말고도 카페가 더 추가되어 요즘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해서 왔다.

여긴 북카페 콘셉트이라 책도 많이 있는 편.

그중에 책꽂이에 꽂혀 있던 만화책을 발견했다.

이 만화책을 읽다가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의 부모에게 감정이입되어 눈물이 나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가득한 카페 안에서 울면 그것 또한 민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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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니 어쩌면 내가 아이들한테 너무 강압적으로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맞나?

그전엔 맞다고 생각했다. 아이들보단 내가 더 많이 살았으니 당연했다.


내가 아이들의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만화를 읽다가 어쩌면 그건 내 욕심이고 아이들에겐 숨 막히는 고통을 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을 존중해 주면 되는 건 안다.


이 어린애들보다는 내가 더 오래 살았으니까.

잘못된 길을 가는 것 같으면 미리 가지 않도록 얘기해줘야 할 것 같은데.

내가 그 길을 걸어왔으니 거기서 방향만 틀면 될 것 같은데.

이 만화책을 보고 난 후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하나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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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았던 드라마.

우연히 1편부터 보기 시작해 5,6편에 이르러 눈물이 주르륵 흘렀고, 끝까지 눈물을 쏟으며 봤다.


"엄마, 미안해. 죽으려고 해서 미안해."

"괜찮아, 앞으로 이렇게 살기만 해."


공부를 잘할 필요도, 좋은 곳에 취직할 필요도 없다.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를 외쳤던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감기로 밤새 열이 나면 잠 못 이루며 아이들 이마에 물수건을 얹어주던 그때.

그때가 떠오르자, 내가 뭘 위해서 아이들을 이렇게 몰아넣는가 싶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다가, 뭔가를 보다가 울어본다.

나름 괜찮은 방법이다.

내 안의 어떤 찌꺼기 같은 감정이 있을 때 몰아낼 방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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