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완독세미나에 참가하며
봄이 오고 있다.
춥디 추운 겨울이 지나고, 이제 난방비를 걱정하지 않을 봄이 오고 있다.
지난 방학 동안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마구마구 읽었고, 작년 쓰지 못한 휴가를 보내는 듯 여행을 다녔다. 많이 걸었고 많이 보았다.
그리고 느낀 것은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데 걸으면 아킬레스건염이 도진다.
토지완독세미나에 참가하면서 하동에 있는 최참판댁에 가고 싶었고 드디어 다녀왔다.
그리고 지독한 아킬레건염에 걸렸고 한 동안 절뚝거리며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건강은 챙길 수 있을 때 챙겨야겠다.
하동은 꽤 멀었다.
살고 있는 곳에서 바로 가기엔 시간이 많이 걸려 시골집에서 출발해 보기로.
시골집에서 출발해서인지 하동이나, 영동이나. 싶었다.
메인 무대.
뒷마당이 보인다.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랐다.
이 솥은 영동에도 있었다.
지금은 불을 지피지 않아 크게 쓰일 일이 없어 치웠지만 꽤 많은 물을 끓였다.
이때 다녀갔을 때 읽었던 3부.
지금은 4부를 다 읽어가고 있다.
일부러 책을 가져갔다.
이 '흙'에서 '토지'를 보고 싶었다.
드라마 세트장이어서인지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2월은 방문하는 사람이 가장 적어서 발길이 끊겼나 했다.
초가집, 그리고 황톳빛 길.
부부송이라고 불리는 소나무 두 그루.
최참판댁에서 눈에 띈다.
대나무 아래 단청은 참 곱다.
이런 곡선은 기와집에서 많이 보이는데 도시에서도 요즘은 곳곳에 보이기 시작했다.
독특한 것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기호에 맞춰 하나씩 생기는 듯하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부자와 가난한 이들의 삶은 집을 통해 알 수 있다.
양반과 평민들이 사는 집은 다르다.
지붕부터.
그 때나 지금이나 계급이 존재하는 게 참 슬프다.
사당으로 가는 길에 작은 연못이 있다.
앞에 보이는 두 홀에 동전을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데.
많이 더러워 보이는 물속에 잉어 몇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가지는 구나.
아버지와 둘이 다녀온 곳이다.
시간이 흐르면 이것 또한 추억이 되고 기억에 남겠지.
여행이라는 건 하면 할수록 더 떠나고 싶은 갈증 나는 일인가 보다.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