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아나 Mar 01. 2023

멀고도 먼 최참판댁

토지완독세미나에 참가하며

봄이 오고 있다.

춥디 추운 겨울이 지나고, 이제 난방비를 걱정하지 않을 봄이 오고 있다.

지난 방학 동안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마구마구 읽었고, 작년 쓰지 못한 휴가를 보내는 듯 여행을 다녔다. 많이 걸었고 많이 보았다.

그리고 느낀 것은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데 걸으면 아킬레스건염이 도진다.


토지완독세미나에 참가하면서 하동에 있는 최참판댁에 가고 싶었고 드디어 다녀왔다.

그리고 지독한 아킬레건염에 걸렸고 한 동안 절뚝거리며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건강은 챙길 수 있을 때 챙겨야겠다.


하동은 꽤 멀었다.

살고 있는 곳에서 바로 가기엔 시간이 많이 걸려 시골집에서 출발해 보기로.



시골집에서 출발해서인지 하동이나, 영동이나. 싶었다.


메인 무대.

뒷마당이 보인다.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랐다.


이 솥은 영동에도 있었다.

지금은 불을 지피지 않아 크게 쓰일 일이 없어 치웠지만 꽤 많은 물을 끓였다.


이때 다녀갔을 때 읽었던 3부.

지금은 4부를 다 읽어가고 있다.

일부러 책을 가져갔다.

이 '흙'에서 '토지'를 보고 싶었다.

드라마 세트장이어서인지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2월은 방문하는 사람이 가장 적어서 발길이 끊겼나 했다.


초가집, 그리고 황톳빛 길.

부부송이라고 불리는 소나무 두 그루.

최참판댁에서 눈에 띈다.


대나무 아래 단청은 참 곱다.

이런 곡선은 기와집에서 많이 보이는데 도시에서도 요즘은 곳곳에 보이기 시작했다.

독특한 것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기호에 맞춰 하나씩 생기는 듯하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부자와 가난한 이들의 삶은 집을 통해 알 수 있다.

양반과 평민들이 사는 집은 다르다.

지붕부터.

그 때나 지금이나 계급이 존재하는 게 참 슬프다.

사당으로 가는 길에 작은 연못이 있다.

앞에 보이는 두 홀에 동전을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데.

많이 더러워 보이는 물속에 잉어 몇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가지는 구나.


아버지와 둘이 다녀온 곳이다.

시간이 흐르면 이것 또한 추억이 되고 기억에 남겠지.

여행이라는 건 하면 할수록 더 떠나고 싶은 갈증 나는 일인가 보다.

또 가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반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