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일흔아홉 번째날

시인은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79

시인은 폐허가 되어 버린 성

그 잿더미 속에 주저 앉아

잿속에서 과거 영광의 영상들을

짜맞추려 안간힘을 쓰는

왕위를 빼앗긴 한 사람의 왕입니다.


원문⟫

A POET IS a dethroned king sitting among the ashes of his palace trying to fashion an image out of the ashes.




새로 한 번역⟫

시인은 왕좌를 빼앗긴 왕

자기 궁전의 폐허 가운데 앉아

잿더미에서 하나의 상(像, 相)을

뽑아내 맞추어 내려 애씁니다





읽기글-1⟫

왕이었던 그 기억을 가지고 계십니까?


읽기글-2⟫

시인은 언제나 고대의 사람입니다.

시를 쓴다는 것은 그것이 가장 치열한 현재에의 도전일 때조차

어떤 고대.

우리 체험과 인식에 기준을, 이상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의

고대, 한처음에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읽기글-3⟫

완전해야 할 세계가 불완전함을 깨닫고도

하나의 완전함을 일으키는 이

그 소환을 계속하는 이가 시인입니다.

부질없어 보여도

가끔씩 세계는 거기서 꿈꾸고

꿈의 일부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언자요 꿈쟁이인 시인은

언제나 가장 깊은 데서 우리를 이끄는 길잡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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