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이에게 | 나무야

취향과 지향

by 이제월


취향이 없으면 즐겁지 않고

지향이 없으면 기쁘지 않아요.

우연히 발생하고, 우연히 마주쳐 누릴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그 경험들을 그러모아

비춰 보고

찾아가는 건 매우 중요해요.

제 경우에는 ‘김밥과 보리차’가 그 시작이었고,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저는 이때부터 ‘내’가 되어 갔다고 생각해요.

딱 저 두 개를 거의 동시에 찾아내기까지는

뭐야, 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잖아! 하고 알아차린 때로부터

그래서 찾으려 애쓰고부터 꼬박 일 년이 걸렸고요.


취향도 없고 지향도 없다?

저절로 있기야 하겠어요?

잘 모른다? 오락가락한다?

그럼 만들어 봐요.


어떻게 만드느냐 — 어렵게 생각할 거 없습니다.

그냥 하나씩 해 봐요.


자, 나는 산책을 즐기는 산책인이야. 뭐, 어제까진 아니었지만, 이제 그런 취미를 가진 사람이 되어 보자.

그런 다음 그냥 하는 거예요. Just Do It!

Just! 그냥이 중요해요.

그냥 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바뀌지 않고

달라지지 않고

자라나지 않고

새로운 발견도, 새로운 인생도, 새로운 세계도 닫혀 있는 거예요.


취향? 지향?

끌릴 때는 저절로 끌릴 테니, 지나온 삶의 총합이 이 순간의 생과 마주쳐 저절로 불꽃이 튀는 건

딱히 신경 쓸 것 없이 일어날 일일 테니

그게 일어나면, 그러고서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로 달려가 도와달라든 그건 그때 일로 두고요.

지금은,

만들어 봐요.

해 봐요.


그냥.

그냥 해요.


그럼 알게 돼요.

해 보니 어떻군, 하며.

선택한 것에는 확신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는 이해와 존중을.


해 보지 않은 것은 좋은 일일지 나쁜 일일지 모르지만

하는 사람에게, 해 본 모든 일은

자산이 된답니다.

힘이 된단 말이죠.




나무에게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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