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이에게 | 물길

현상 너머

by 이제월


세상만사 모든 일이 다 그럴싸한 이유를 갖지는 않습니다.

앞뒤가 딱 맞는 이유보다는

그렇게 된 사연을 지닌 수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그다지 보편타당하지도 수학적 정합성과 명료함을 갖지도 못하는 것 같고는 합니다.

그러나 현상들을 한꺼풀 벗기고 들여다보면

엑스레이(X-ray)로 찍듯이

보이지 않던 것들을 다르게 조망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자연현상이든 사회현상이든 하나의 현상(現象)을 현상(現狀)대로만 보고 그 상에 사로잡히지 마십시오.

조금 더 들여다보면, 방법을 달리하면

마음속에 다르게 현상(現像)되어 떠오르는 것을 볼 것입니다.

비록 그것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자꾸 반복해서 떠오르게 두고 떠올려 보십시오.

점차 처음 맛보는 그것을, 또는 질리도록 마주친 그것을

아주 새롭게, 그것이 타고난 본래 진면목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론과 정의는 그 다음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야 세상을 의무감이 아니라

사랑하여 대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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