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백아흔여덟 번째날

나는 삶에게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196

나는 삶에게 말했습니다.

“죽음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그러자 삶이 그의 목소리를 조금 높여 말했습니다.

“당신이 지금 듣고 있는 소리가

바로 죽음의 목소리입니다.”





원문⟫

I said to Life, “I would hear Death speak.” And Life raised her voice a little higher and said, “You hear him now.”





새로 한 번역⟫

나는 삶에게 말하였습니다

“죽음이 말하는 걸 듣고 싶어요”

그러자 삶이 그녀의 목소리를 조금 더 높게 끌어올렸고

말하였습니다

“너는 지금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단다”




읽기글⟫

생명 자체는 무한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의 완전성은 시간적으로 영원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나 죽음도 삶도 공(共)히

유한성의 표현입니다. 이 두 현상이 한 존재라는 것은

실은 낯선 것도 놀라운 것도 아닙니다.

다만 죽음이 자신이 ‘유한성’임을 더 강하게, 좀 더 높은 톤으로 말한 것뿐이지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소설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에서

“죽음은 삶의 대극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서 존재한다”고 썼을 때

그게 의미하는 게 같은지는 모르겠습니다.

같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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