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당한 사람의
출판된 본문⟫ n.292
살해당한 사람의 명예는
그 자신이 살인자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원문⟫
It is the honour of the murdered that he is not the murderer.
새로 한 번역⟫
살해당한 자의 명예는
그가 살인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읽기글∙1⟫
말발굽에 짓밟힌 꽃이
말발굽에 대하여 자신을 부끄러워 할 까닭이 없듯이.
그것은 불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명예만으로 족합니까?
……어쩌면 이 경계에서부터 사람들은 “너머의 다른 세상”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됐을 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상은 건강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상상하는 게 아니라
저 명예를 그대로 느껴야만 합니다.
그러지 못한 이에게는
상상을 펼칠 수 있을지언정, 너머의 세계에 대한
그 어떤 감각도 자라날 수 없습니다.
신경을 되살리고 싶다면
너머에 대한 생각을 버리십시오.
버린 그 자리에만
너머는 넘어들어올 수 있습니다.
읽기글∙2⟫
살해당한 자의 명예를
그가 부활했다는 데서 찾는 것,
그가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매
그가 바로 신이라는 것.
(신앙과 별도로 현실종교로서의) 그리스도교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이 이것일 겁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죽기까지였고, 이후는 제자들의 가르침입니다.
살인자가 아니라는 것과,
살해당했다는 것 자체에서 무언갈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런 그리스도교 신앙은 식물종교, 식물혼에 불과한 것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죽음을 껴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죽음을 껴안는가?
단지 그것을 자연스럽게 맞아들이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모든 부자연스러운 죽음에 저항할 줄 아는 것이기도 합니다.
참거나 죽는 건 사는 길이 아닙니다.
그러나 특별하지도 않아도 자연한 죽음들은
먹이가 되어 생명을 되먹입니다.
육체로 그렇고
정신도 그렇습니다.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