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게 되)는 것들 (4)

빈 틈이 뜻하는 사랑

by 이제월


학자는 역사의 빈틈을 찾았다. 단지 기록이 누락됐다기엔 틈은 너무 많았고 중대한 고비에 나타났다. 사람의 기록을 떠나 자연의 흔적도 좇았다. 마디마다 틈은 발견됐다. 끝날 때에 끝나는 대신 이어졌다. 불연속이면서 연속하는 마디, 다시 말해 있지 않은 틈을 발견한 것, 빈 자리에 대응하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무지, 넘어 불가지. 알 수 없는 것을 뚫고 도달하는 빛은 하나다. 빈 자리에 맞는 것은 빈 것뿐. 학자는 의존하지 않고 자립하며, 상대를 가지며, 상대에게 없는(비었음을 확인한 뒤이므로) 것인데 있고 줄 수 있는 하나를 찾았다. 그 또한 무지하고 불가지하여 혹자는 단호하게 그것은 없다,고 말하는 것. 빈틈은 사랑하는 의지, 신을 요구했다. 없는 것이 있기 위해, 그리고 우리는 없어야 하는데 있으므로 바로 우리가 여전히 알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다는 뜻으로 그 신을 요구했다. 학자는 현자가 되고, 현자는 성자가 됐다. 그가 발견한 것처럼 그도 발견된 대로 잊혀졌다. 그럼으로써 다음 세상에 우리가 있고…….

신도 사랑도 세상도 어떻게도 증명할 수 없다, 우리를 존재케 하고, 존재하며 존재한 것 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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