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 우리 배울이들은

부서진 그릇

by 이제월


그대-나는 부족하다




“그대는 부족하다.

부서진 그릇이로구나.

알맞다.

짝할 바 없구나.

이 그릇을 쓰겠다.”


나는 골짜기에서

신의 이 말씀을 ―

또렷하게 들었다.

궁금해 바위 위로

고개를 내밀었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나에게 낯선 자

신들은 새것을 즐거워하니

가장 낯선 나를

신들은 탐내노라.

나는 얼마나 낯설어질까.

나를 먹고 신들은

얼마나 멀리 갈까.

그들이

변할 만큼

멀리 갈 수 있을까?

신들은 신성과 헤어질 수 있을까?


그러고도 자신이라는 믿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신들이 가진 저 유일한 믿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상승과 하강 중

내가 되기 전

내가 먼저

부서지지는 않을까?


나는 늘 생각이 많았으나

삶이 늘 앞서 갔다.

가끔씩 서서 나를 기다렸다.


나는 부서졌으나

비로소

이전의 모든 한계와 규범에서 벗어나

새롭게 정의될 것.

나 아닌 것들을 한껏 맞아들이고

그들과 더는 너와 나로 만나지 않고

너는 나

나는 너


새 그릇이 될 수 있으니


부서짐을 꺼리지 않겠다.


라고

배우기를 다짐했다.


온 세상에서

온 세상과 함께

온 세상을 배우기로

온 세상을 지우고

새로 짓기로

다짐하였다.

그럴 줄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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