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이 내게
출판된 본문⟫ n.28
나의 집이 내게 말합니다.
“나를 떠나지 마세요.
당신의 과거가 여기에 살고 있으니까요.”
길은 또 내게 말합니다.
"이리 와서 나를 따르세요.
내가 바로 당신의 미래니까요."
나는 집과 길, 모두에게 대답하였습니다.
“나에게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만약 내가 여기 머무른다면
이 머무름 속에 나의 나아감이 있고,
또 만약 내가 이 길로 나아간다면
그 나아감 속에 또한 머무름이 있다.
단지 사랑과 죽음만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뿐.”
원문⟫
My house says to me, “Do not leave me, for here dwells your past.”
And the road says to me, “Come and follow me, for I am your future.”
And I says both my house and the road, “I have no past, nor have I a future. If I stay here, there is a going in my staying; and if I go there is a staying in my going. Only love and death will change all things.”
새로 한 번역⟫
내 집이 내게 말하네
“날 떠나지 마, 너의 과거가 여기에 살고 있어”
길이 내게 말하네
“와서 나를 따라, 난 너의 미래야”
나는 집과 길 모두에게 답하였네
“나는 과거도 없고 미래도 갖지 않았다
만일 여기 머문다면
감이 머묾 속에 있으며
만일 내가 간다면
머묾이 감 속에 있다
오직 사랑과 죽음이
모든 것을 바꾸리라”
읽기글-1⟫
어렵지 않습니다.
저 이야기들은 우리 모두가 지금 또는
조만간 경험‘한’ 이야기들이니까요.
우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대로
과거요 현재요 미래를 나누고
화살처럼 한 방향으로 쏘고 맛보지만,
나와 너를 가르고 서로를 만지고 붙잡고 때리며
다가가지도 하나이지도 못함에 울부짖지만,
더욱이 삶에 연연하고 죽음을 비통해하지만
우리의 생각입니다.
우리끼리 통하고 우리끼리 맞다고 맞장구쳐 주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마음이 만들어낸 환각이요 꿈이라는 마야(Maya)
그러므로
오온(五蘊)이 모두 공(空)하다고 베푸신 말씀(설법, 說法)은 사실입니다.
과거는 기억속에
미래는 갈망속에 있지만
그것들은 지금 어디에도 있지 않습니다.
왜 스스로 그 사슬을 매어
있지도 않은 노예 신분을 가지려 합니까?
우리가 변화한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간직한 가장 뚜렷한 항상성입니다.
일체의 무상(無常).
우리는 ‘늘’ 변하고 있고
늘 새롭습니다.
늘 새롭다는 사실만이 닳고 닳은 옛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러나 죽음이
그 모두 ⏤의미와 무의미⏤ 를 뒤집어 버릴 수 있으며
놀랍게도 아니, 자연스럽게도
사랑 또한 그렇습니다.
쓴맛이 단맛이 되고, 그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역겨웠던 바로 그것이 당신/나에게 있어 몸과 마음의
단맛이 되었습니다.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의 유언 참조)
당신을 뒤집고
당신의 과거와 미래를 소멸할 생생한 현재.
그 사랑은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이 죽음을 지나 건너게 할,
진짜로 ‘시작’하게 해 주는 사랑은
당신에게 왔습니까?
읽기글-2⟫
당신의 집을 생각합니다.
당신의 집이 허튼 소리조차 할 줄 모르는
벙어리나
히키코모리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집은
당신을 둘러싼 세계,
당신 정신이 머무는 곳입니다.
그 몸을, 잘 돌보고
깨우고
타시기 바랍니다.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