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었다
[선물]
그럴 줄 알았다. 잊었을 것이다. 어쩌면 기억했겠지만 잊은 편이 낫다. 우선순위에서 밀렸단 것보다야 좋지 않은가. 그에게 오랜 시간을 내주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아니면 그다지 귀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뭐지.
거기 앉아서 오래 그를 생각했다. 미워하고 이해하고 잊고 웃고 울기도 지쳐서 나는 그를 내버려두기로, 아무 사이도 아니기로 했다. 냉담해지자 비로소 그간의 헛짓이 보였다. 나는 그 없이 나를 찾아야 한다. 너무 오래 어리석었다. 그는 그대로 살라지.
그는 그날 내게 생을 선물했고, 그가 깨어난 마지막 아침이었다는 것, 내 남은 생은 그가 만들어 준 것이었다는 건 한참 뒤에야 알았다.
제시어: 선물
제한: 5분, 손으로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