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글쓰기: 비와 당신

제시어: 비

by 이제월


[비와 당신]

이젠 괜찮아.

우산을 열며 커다란 눈동자가 말을 걸었다. 아이는 여전히 겁에 질려 있었고 몸이 얼어 있었다. 큰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고 아니, 약간 일렁이고는

춥겠다.

옷을 벗어 아이에게 걸쳤다.

이거다.

나는 큰 눈동자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거부하는 아이의 머릿속에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다시 일깨우려 애썼다.

저거 보여. 불이야. 불. 쾅. 터졌다고. 너 이제 혼자야.

아무것도 없어. 저 사람을 따라가.

아이는 머릿속에까지 들이치는 빗소리를 몰아내려 고개를 털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세차게 저었다.

큰 눈동자는 멈춰서서 아이를 돌아봤다.

함께 흔들린 우산에 비는 조각 나 흩어졌다.

그래, 이 정도면 됐어.

그날,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비와 당신이 나를 구했다. 둘이 아니었으면 나는 어쨌을지 몰라.




제시어: 비

제한: 5분, 손으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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