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나 어느 때나
책 사기를 두려워 마라.
공간이 허락하는 한
죽은 시인과 산 전사들의 비명(碑銘)으로 자신을 둘러싸라.
책을 사고 바로 읽지 않아도 된다.
책을 발견하는 때와
읽는 때는 일치하지 않는다.
두 음(音) 사이는 이만큼 또는 저만큼도 떨어져 있곤 하다.
책을 읽고도 그건 아직
내 책이 아니다.
독서의 때와 내 책이되는 때
또한 자주 멀찍이 떨어져 있다.
여기서 외쳐 불러도 닿지 않을 만큼
멀리
하여 어느 책이 언제 닥쳐와
너를 사로잡을지
어느 책들이 언제 어떻게 너를
무장(武裝)시킬지, 떠나보낼지
알지 못한다.
발견한 현자와 전사들을
모으라. 모시고 가까이 두고
스승과 벗을 삼으라.
더욱 현명하게
집을 지어 거기 살라.
차비하고 나서고
싸우고 돌아와 쉬어라.
구한 목숨들을 그들과 잇고
커다란 그물을 생의 바다에
던져라.
미래(未來)를 안고 키우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