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진짜다
아비가 소식을 들은 건 이른 새벽이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을 전한 건 동호 아재라 했다. 아비는 그 말을 영 믿지 못했다. 광장에 나온 사람들 중 절반은 똑같이 더 불안해하며 조심스럽게 수군거렸다. 그러다가 점점 아무도 막지 않고 아무도 달려오지 않자 조금씩 소리가 커졌더란다. 아비는 마른 입술을 잠깐 물었다가 턱 숨이 막힌 얼굴이었다. 한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고 울기 시작했다. 서서히 더워지다가 한꺼번에 끓는 물처럼, 광장은 물을 안쳐 달군 솥처럼 걷잡을 수 없이 들끓었다. 아비도 울었다고 한다. “어매 생각이 났다.” 아비는 슬픈 건지 기쁜 건지 어깨를 떨구고 문득 잠이 들었다. 늙은 아비는 가벼웠다. 동호 아재가 죽은 줄도 모르고 내 얼굴도 잊은 아비는 이렇게 가끔씩 그날로 돌아갔다.
아비는 해방의 날에 갇혀 있었고 나는 무수히 그리로 불려 들어갔다. 거기서 빨아들이듯 나를 보는 아비의 눈과 마주했다. 기쁜 것도 슬픈 것도 아니다. 정말이란 것만 알았다. 아비의 해방도 나의 수형생활도. 모두 진짜다.
제시어 | 해방
제한시간 | 5분
제한조건 | 손글씨
위반사항 | 20초 초과해서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