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이에게 | 나무야

두 개의 기둥. 잠과 깸(1)

by 이제월


우리가 무언가를 배울 때

필요한, 유리한 조건들이 있습니다.

그게 밖에서 주어진 것이면 복불복(福不福)이라고 하겠지만

— 물론 복도 자신이 쌓은 덕(德)에 의해 지어진다고 합니다 —

안에서부터 형성해 구조를 내는 거라면

이러한 조건을 만드는 걸 미루거나 피할 까닭은 없을 거예요.


세부적인 많은 것들이 있[을 테]지만

배를 건조하지 않고 선실을 만들어 항해할 수 없는 것처럼

선실조차 없이 멋진 의자를 만든다고 항해가 성공할 수 없는 것처럼

큰 것이 먼저이고 작은 것은 나중입니다.

오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함에 있어서는 작은 것이 먼저이고 이것들을 쌓고 키우고 엮어서

큰 것이 나중에 나오지만

있음에 있어서는 큰 것이 먼저이고 그 안에 작은 것들이 들어갑니다.

구조를 틀지우고 그 틀 안에 다시 작은 틀들이 생긴다는 말이지요.


숱한 조언과 성공 사례를 본따도 실제의 성공에 이르기 어려운 까닭은

그것들이 선행하는 것, 전제하는 것을 생략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열심히 운동을 해서 유익을 얻는다?

밥을 쫄쫄 굶거나 편식을 하거나 하면서 해서는 답이 안 나오겠죠.

그래서 일의 선후를 아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자기계발이라고 부르든 자기 제어, 자기 통제, 그밖의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자기 자신에 대해 하는 일 중 물리적으로 첫 번째 자리에 놓이는 것은

잠. 정확하게는 <잠-과-깸>입니다.

잠-깸 사이에 꿈을 놓아 <잠-꿈-깸>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고요.

<잠-꿈>을 짝궁으로

<깸-일>을 짝궁으로 묶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본질은 이렇습니다.

깨서는 바깥세상을 향하여 일을 하고

자면서는 안-자신을 향하여 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깨어난 동안 나의 상태는

깨기 전, 자는 동안에 형성됩니다.


내 실력은, 특정한 일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다른 어느 일이건 해내는 총량, 총합으로서의 역치는

자는 동안 결정되고 조정된답니다.


그래서 일정하게 자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잘 잠들고, 잘 깨는 것이 매우 소중합니다.

더 촘촘히 이야기할 것이 많지만

우선은 이걸 기억하고 시도하세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늘 같은 때에 자도록 하고,

아침에 ‘알람 없이’ 일어난다. 즉, 자연스럽게 깬다.


이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다음 몇 번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제가 다시 이 얘기를 꺼내기 전에

그대 스스로 이미 다 알고 있을 수도 있겠어요.

그렇다면 좋겠습니다.

아니라도 차차 다시 시작할 계재(階梯)를 갖기 바랍니다.



나무에게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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