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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 Jun 02. 2017

가장 특별한 존재

언니네 이발관, 그 마지막 이야기

언니네이발관의 마지막 앨범이 될 6집'홀로있는 사람들'


언니네 이발관의 마지막 앨범 '홀로 있는 사람들'이 얼마 전 발매되었다. 나오기는 나오냐, CD를 받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을 때가 벌써 몇 년 전의 일 같은데 시간은 참 빨리도 간다.


전작 '가장 보통의 존재'가 마치 책을 읽는 듯이 유기적, 시각적이라면 이번 신보는 곡마다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내는 팔색조 같은 작품이다. 가사를 읽으며 사색에 잠기다가도, 댄서블 한 리듬에 맞춰 춤을 추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스타일의 차이가 청취를 더 흥미롭게 하지만, 아홉 트랙을 찬찬히 돌려 듣다 보면 언니네 이발관이 23년간 그토록 치열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추구해왔던 것 역시 느낄 수 있다. 심플하게 이렇게 평하고 싶다. '홀로 있는 사람들'은 좋은 팝송 모음집이다.


더는 이들의 새로운 작품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아쉽다. 앨범마다 어느 정도 퀄리티 차이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들만큼 큰 기복이 없으면서 커리어 후반기에 오히려 더욱 훌륭한 작업물을 내놓는 아티스트는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에 있어서는 리더 이석원의 지독할 정도의 완벽주의가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다만 돌이켜보면 그것이 결과적으로 리스너들에게는 좋게 작용했을지 몰라도, 그만큼 본인이나 멤버들에게는 큰 고통으로 다가왔을 것임이 분명했기에 언젠가는 끝이 오지 않을까란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그런 소식을 실제로 접해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째서 아름다운 것은 영원하지 못할까?


언니네 이발관은 보통 사람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왔지만 동시에 한국 음악계의 거인이자 슈퍼 록스타였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필자는 캐나다가 아케이드 파이어를 가지고 있는걸 마냥 부러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 곁에는 그들만큼 특별하고 멋진 존재가 이미 있었으니까. 오늘은 쉬이 잠을 청하지 못할 것 같다. 보석처럼 빛나는 꿈의 팝송을 들으며 밤을 지새워야지. 


PS:  자신과의 싸움에 타협하지 않고 끝끝내 앨범을 발매한 이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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