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는 연습이 필요하다
산을 오른다
산에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다
산을 오를 때 사용하는 근육과
내려갈 때 사용하는 근육은 다르다
신발 끈을 조여매고
손수건으로 이마를 동여맨 채
모자를 눌러쓴다
발걸음에 힘을 주며 묵묵히 걷는다
정상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산을 오르며 거친 숨을 몰아쉰다
인생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청춘의 꿈과 열정을 가득 담아
지칠 줄 모르고 속도를 내며 달린다
꿈을 향한 불타는 의지
오늘이 아니면 모두 끝날 것처럼
온 힘을 다해 불사른다
그렇게 정상에 도달했던 발걸음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내려가야만 한다
위를 행했던 눈길도 내려갈 때는 아래로 향한다
발을 헛디뎌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조심스레 속도를 늦추며 걸음을 옮긴다
인생의 내리막길에도 힘을 뺀다
권위도 내려놓고 욕심도 내려놓고
마음의 옹졸함도 내려놓는다
거친 모습은 살며시 눈 감아 못 본 체하고
불필요한 소리는 흘려보내도 좋다
큼직한 산을 보고 강을 보고 하늘을 본다
청춘에는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이처럼 아름다웠던가
바삐 오르며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여유를 가지고 쉬엄쉬엄 둘러보니 보이는 것을
내 인생의 내리막길에 찾아오는
기쁨이여, 감사함이여
매일 아침 산에 오른다.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야 하는 나에게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훈련이다.
힘을 주는 것만큼
힘을 빼는 연습이 필요한 것
그것이 더 어려운 것임을 알게 된다.
내려오는 길
발을 헛디뎌 엉덩방아를 찧었다.
인생에서도 헛발질을 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앞만 보고 달리느라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시간을 들여 느끼고 생각하고 보게 된다.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
앞으로도 많은 헛발질을 하겠지
그래도 내 인생,
지금 느끼는 아름다움과 기쁨
감사함을 표현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