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4년을 더 버텼고
다시금 확실한 동기와 동력이 필요하다.
끈적하게 붙어있는 어둠 속에서
내가 그려내려 했던 미래의 스케치를
잃어버리진 않았지만
언제나 한마디 말없이 나의 힘듦을
위로해 주는 고마운 사람들의 연락과
밀린 집세의 행방을 물어보는
집주인아주머니의 연락 사이에 서있는
이 지긋지긋한 21년의 삶을 바꿀 때가 왔다.
이 정도면 전생에 부모를 죽였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도 얼마 전 끝낸 하루키의 신작과
어제 발매한 크러쉬의 새 앨범을 들으며
행복해하는 나는 장승업 시대에 태어났어야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