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인사(HR) 직무 취업 준비를 하였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등에서 면접을 보았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 면접 3회, 네이버 1회, 한화솔루션 1회.
외국계의 경우 인턴 및 계약직을 포함하여 폭스바겐, SAP, BAT로스만스, 텐센트, KPMG 등에서의 면접 기회가 주어졌다.
이때 지원자의 관점에서 느낀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면접 간 차이는 다음과 같다.
국내 기업은 직무 면접에서도 나의 배경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특히 해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경험을 궁금해한다. 따라서 직무 수행 역량에 대한 것보다 내가 어떠한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지원자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이뤘는지(성과)보다, 그로 인해 무엇을 깨달았는지(인사이트)가 중요했다.
반면에 외국계 기업의 경우(대부분 상시채용이었다) 나의 성장배경보다 직무 수행에 관한 질문 비중이 훨씬 높았다. 지원자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경험', '스킬', '역량'을 갖추었으냐가 주 질문이었다.
예를 들어, 인사 지식을 어떻게 쌓았는지, 워크데이 Workday를 사용해봤는지, 인턴십에서 뭘 했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말이다. 말그대로 '직무' 면접이었다. 내가 어느 대학에 왜 갔는지, 어디 나라에 왜 살게 되었는지는 상관이 없었고, 관심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이 직무에 왜 관심이 있고, 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당신은 어떤 능력을 갖추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았다.
단 유념할 것은, 외국계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국내 기업과 같은 질문을 하는 곳은 있었다(특히 텐센트, KPMG 등)
이렇게 비교해보니 국내 대기업일 경우, 신입 입사 후 화려한 온보딩 과정도 있고 교육기간도 꽤나 길기 때문에 일은 와서 배우면 되는데 당신은 여태 어떠한 태도로 어떻게 노력을 해왔고,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는지, 그리고 성격은 어떤지가 중요한 느낌이었다. 외국계의 경우 대부분 입사 후 실무에 바로 투입될 인원을 찾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교육을 위한 물적/시간적 자원이 국내 대기업보단 적기 때문인 것 같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대화를 하면서 직무 역량 혹은 배경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기 보단, 일방향적으로 평가받는 느낌을 주는 질문 형식이었다. 질문을 묻고 대답하면, 그 대답에 대한 면접관의 생각보다 그에 따른 꼬리질문을 하거나 대부분 대답을 듣고 그만이었다.
예를 들어,
면접관: OO 인턴십에서 무엇을 하였나요?
지원자: OO 인턴십에서는 OO, OO 그리고 OOO을 맡아 OO를 하였습니다.
면접관: 그것을 하면서 무엇을 깨달았나요?
지원자: OO를 하면서 ~~~~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면접관: (끄덕 끄덕)
끝-
지원자: '나...잘 대답했나? 다음 질문/평가항목은 뭘까...?'
이후 다른 주제 / 경험으로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구조화된 면접 질문 리스트가 있는 느낌이다)
외국계의 경우,
면접관: OO 인턴십에서 무엇을 하였나요?
지원자: OO 인턴십에서는 OO, OO 그리고 OOO을 맡아 OO를 하였습니다.
면접관: 그 경험이 어땠나요? 지원자의 적성에 잘 맞는 느낌이었나요? 어땠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지원자: 직무를 하면서 이러이러한 점이 저와 잘 맞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면접관: 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지원자: 네, 실은 학부 때 비슷한 일을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
면접관: 오, 그런 활동을 했군요. 인사에서 실은 어떠어떠한 역량도 중요해요. 이러이러하기 때문이죠. 지원자님은 그런 (리더십) 경험이 잘 맞았던 것 같나요? 이유는 무엇이고, 그런 일을 수행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 어려웠나요?
이런식으로, A를 대답하면 B, C, D 역량과 직무 fit을 점검하기 위해 쭉 이어지는 형태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모든 지원자에게 동일한 질문을 해서 면접의 공정성을 높이고자한다면 어느정도의 구조화된 면접 질문을 준비하여 묻는 것이 나을 수 있지만, 후보자가 면접을 위해 준비한 말보다 실제로 취한 행동이나 경험에 대하여 말을 할 때 드러나는 생각과 가치관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한다면 지원자가 직접 말하진 않아도 자신의 숨은 역량과 직무, 팀워크, 사회생활 등을 향한 태도가 드러나지 않을까?